정부 규제개혁기획단이 2004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309개의 규제개혁과제를 선정해 790개의 규제를 풀었지만 이중 49.4%인 647개는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핵심규제와 거리가 먼 단순 정책지원성 과제에 불과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기업의 창의적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히 개혁하겠다는 정부의 구호대로 실제 폐지ㆍ완화된 규제 수는 468건에 불과했던 반면, 같은 기간 신설ㆍ강화된 규제는 이보다 2배가 넘는 1102건에 달했다.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 조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현장과 일반국민들이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이 부족하다며,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개혁 체감도가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이유가 감사원 감사결과에서 실제로 입증된 셈이다.
감사원은 13일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 기업현장과 일반국민의 체감도가 계속 낮아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난해 6월부터 3개월 동안 경제규제 개선 실태 전반을 점검한 결과 규제개혁 관리체계 전반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이 규제개선 목표로 내세운 1309개의 규제개혁 과제 중에 49.4%인 647개가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핵심규제와 거리가 먼 단순 정책지원성 과제에 불과했지만, 총리실은 이를 규제개혁실적에 부풀려 반영해 발표했다.
실례로 공장설립 최소면적 제한 완화관련 과제의 경우 건교부에서 관리지역 내 부지면적 1만 ㎡ 미만의 공장설립을 금지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각 자치단체의 조례에 위임만 했지만 이를 규제개혁을 완료한 것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해 12월 현재 조례개정 대상 138개 시·군 중 102개 시·군에서 조례를 개정하지 않아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경제규제 개혁 추진실태' 감사결과에서 "규제개혁기획단은 정작 기업이나 국민에게 중요한 핵심규제는 우선순위에 대한 결정도 없이 추진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기획단은 또 각 부처에서 이미 개선했거나 개선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과제 등 51개 세부이행과제를 개선 대상과제로 포함시키거나 동일한 내용의 규제를 관련 부처 수만큼 계산해 62개 규제를 개선한 것으로 밝히는 등 실적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
이밖에도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행정규제기본법'에서 정한 규제등록 의무와 규제일몰제, 규제영향분석 등 행정규제의 신설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해온 사실도 감사에서 드러났다.
2003년부터 2006년6월 사이에 25개 부처 소관 131개 법률이 의원입법으로 제·개정되면서 357개 규제가 신설·강화됐는데도 171개 규제가 등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의 6567건의 규제 중 0.6%인 39건만이 존속기한이 설정됐다는 설명.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무조정실장에게 "실질적으로 파급효과가 크고 기업의 자유로운 창의적 활동을 제약하는 중요규제의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어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에게 "규제등록실태를 조사해 미등록된 규제를 정비하고 규제일몰제 및 규제영향분석 등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