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측은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차명보유 의혹이 제기된 '도곡동 땅'과 관련, 검찰이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이 전 시장의 맏형인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몫이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데 대해 "사실상 이 전 시장 소유라는 게 밝혀졌다"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은 이번 검찰 발표가 경선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눈치다.
박 전 대표측은 이날 오후 홍사덕 선대위원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이 전 시장의 명백한 거짓말이 드러난 이상 모종의 중대 결심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홍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시장은 그간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온데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만약 검찰수사 결과 발표가 늦어져 이 전 시장을 본선에 진출시킨 다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정권교체의 꿈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3연패의 늪에 빠진 한나라당은 존립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골이 송연하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선진국에서 이 같은 일이 있었다면 즉각 후보사퇴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이보다 사소한 거짓말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며 사퇴를 우회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검찰이 '제3자 차명재산'이라고 발표한 것을 이 전 시장이 사실상 소유한 것으로 단정한 이유에 대해 "법무장관.대법관 지낸 분들과 회의해 그렇게 판정해도 좋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 역시 다른 결론을 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 대책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사퇴요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아직 거기까지 가선 안된다고 해서 내가 샌드위치가 됐다"고 캠프 분위기를 소개했다.
캠프 상근고문인 서청원 전 대표는 "차명 땅이 전국에 하나도 없고, 도곡동 땅이 내땅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이야기 했는데 사실상 이 전 시장 땅이 됐다"며 "더 이상 거짓말 하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검찰이 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이 얘기는 사실상 이명박씨가 김만제 전 포철회장에게 도곡동 땅이 내 땅인데 팔아달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곡동 땅 매입을 지시한 것으로 검찰이 적시한 김만제 전 회장이 당의 지시로 검찰 출두에 응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검찰 소환에 응하지 말라고 당 지도부가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며 "김만제 전 회장이 나가지 않으려고 개인적으로 지어낸 얘기거나 이 전 시장 캠프의 누군가가 그런 얘기를 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혜훈 캠프 대변인은 "검찰 수사결과 이상은씨가 100억원이 넘는 매각대금을 금리가 낮은 채권 간접투자상품 등에 10년 이상 묻어두면서 개인적 용도에 쓴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그 돈이 2002년 이후 매달 15억원 정도가 97회에 걸쳐서 전액 현금으로 인출되는 이례적 거래양태를 보였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이 정도면 이 후보 땅이라는 것이 상식적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도 "검찰 발표는 이 전 시장이 지금껏 이 문제에 대해 한 말이 다 거짓이라는 점과 도곡동 땅이 이 전 시장 소유라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이 전 시장 본인이 분명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 부동산 실명제법을 정면 위반한 혐의로 후보사퇴감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상은씨의 재산이 차명재산이라면 나머지는 자명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유권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튈 지 모르는 소름끼치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누구를 후보로 세워야 할 지 잘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李 "모든 것 걸고 도곡동땅 내것 아니다"
李 발표에 격노..캠프의원 대검 항의 방문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3일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도곡동 땅이 저의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밝혔듯 도곡동 땅은 저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박형준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 땅이 나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당한 수사발표를 한 것은 야당의 경선에 개입하려는 정치공작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이 의혹만 부풀릴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빠른 시간내에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이 지금과 같은 의혹 부풀리식 정치수사를 계속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은 오늘 검찰의 수사 중간발표에 대해 대단히 격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재오 최고위원, 박형준 진수희 대변인, 정종복 의원 등 이 전 시장 캠프 소속 의원들은 검찰의 수사발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날밤 대검을 방문키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