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법인.복수기관.알선소개등 규제완화 필요
국내 의료기관들은 비영리법인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영리활동을 하면서 세금을 감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동일한 인물이 여러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인제대학교 병원전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정비 방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이 부처에 제출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을 세울 수 있는 주체로 의료인, 국가.지자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정부투자기관, 지방공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 개인이나 영리법인은 영리추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의료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료인이 세운 개인 의료기관은 배당이나 재산처분에 제약이 없는 등 영리 의료기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법인 의료기관도 세제상의 각종 혜택을 입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행태 면에서는 개인 의료기관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의 이기효 소장은 "개인 의료기관이 비영리 의료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개인의료기관이나 비영리법인들이 실제로 돈을 버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또 시장경제제도에서 영리법인 병원을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일본.네덜란드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사실상 영리법인을 허용하고 있으며 수년 내에 병원의 주식회사화가 허용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에 해당하는 중국은 의료공급의 확대와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민간자본과 해외자본을 끌어 들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는 공공병원까지 민간 및 해외자본과의 합작으로 영리법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의료 영리법인이 허용되면 자본이 유입되는 만큼 의료서비스산업 성장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으며 장기요양 시설이나 고도의 전문병원 등 다양한 의료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현재 의료기관의 경영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식적이며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하고 영리법인의 의료시장 진입은 의료산업의 경영혁신을 촉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의료인 1명이 1개소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의료법상 규정은 의료서비스의 높은 가격을 초래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서비스 품질개선을 가로막는 만큼 철폐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의료법상 소개.유인.알선행위 금지는 의료기관의 자유로운 경쟁활동과 의료소비자의 후생증대를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예를 들어, 외국환자에게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를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소개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현재 소개기관의 활동 자체가 불법화돼 있다고 말하고 이런 문제점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