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정비창 부지의 소유자인 코레일측으로서도 통합개발의 대가로 용적률과 주거비율 완화 등 혜택을 보게 됨에 따라 '개발 수익금을 통한 부채 상환'이라는 당초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됐다.
◇ 초고층 랜드마크 개발 경과 =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44만2천㎡를 개발하는 방안은 지난해 12월 코레일(당시 한국철도공사)이 이 지구를 공동개발할 사업자 공모를 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땅을 개발한 수익금으로 구조적인 부채를 털어내겠다는 것이 코레일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공모 조건으로 내건 평균 용적률 1천% 등에 대해 서울시가 '과밀 개발로 인한 교통.환경 문제가 우려된다'고 난색을 표하면서 1차 갈등이 불거졌다.
이어 양측은 대화를 통해 접점을 모색했고 지난 3월 28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코레일이 제출한 '최고 600ｍ 높이 랜드마크 건물 건립' 내용의 개발계획안을 '최고 620ｍ'로 통과시키면서 갈등이 해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서울시가 620ｍ 랜드마크를 허용하면서 철도정비창 부지를 인접한 서부이촌동과 연계해 개발할 것을 권유했고, 이에 코레일측이 며칠뒤 '사업성이 없다'며 난색을 표시함으로써 초고층 랜드마크 건립계획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양측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접점을 모색했고 그 결과 코레일이 통합 개발을 수용하되 서울시는 용적률, 주거비율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게 된 것이다.
◇ 어떻게 개발되나 = 서부이촌동 12만4천㎡가 개발지역에 포함되면서 전체 개발 면적은 56만6천㎡로 늘어났다.
통합개발 계획에 대한 합의로 토대로 시는 한강변인 서부이촌동에 중국을 오가는 국제 광역터미널을 조성하고 유람선 선착장과 경제.문화 기반시설을 들여 서울을 '항구도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통합 개발에 따라 한강으로 개방된 경관축을 확보하고 상업.문화 활동 공간을 한강까지 끌어내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구현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한강에서 바라봤을 때 용산 국제업무지구 중앙과 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조망축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제업무지구의 중심부에는 620ｍ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서고 한강변 등 주변으론 중.저층을 유도해 열린 경관을 확보하고 랜드마크를 정점으로 하는 스카이라인이 형성된다.
또 철로의 데크화 등을 통해 한강∼랜드마크∼용산역∼국제빌딩 주변∼용산공원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녹지축도 마련된다.
사업 대지 면적의 40% 이상을 차지할 도로.공원.학교.문화시설.공공청사 등 기반시설 부지를 활용해 이 같은 녹지축을 조성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강변북로 지하화, 주변 원효로, 한강로 등의 도로 체계 개선 등 교통대책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지하철 신(新)안산선과 신 분당선이 용산역을 경유하도록 하는 방안과 용산역을 기점으로 한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 향후 일정 = 코레일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범위 안에서 사업을 추진할 사업자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선정하게 된다. 특히 국제 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 청사진을 수립할 방침이다.
개발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도시개발사업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서울시가 SPC에 일정 한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부이촌동 지역 주민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또 상업시설의 집중, 서부이촌동 주민의 호응도, 교통 영향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일정으로 ▲8월 말 사업자 공모 시작 ▲10월 말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후 협상 ▲11월 말 SPC 설립 ▲2008년 12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기본계획 결정 ▲2009년 12월 실시계획 인가 ▲2010년 1월 착공 등의 로드맵을 내놓았다.
한편 시는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16일부터 5년간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서부이촌동 전체를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과열 기미 등이 포착되면 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고 부동산 가격 추이를 봐 구역 지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지역은 이미 주택거래 신고 지역, 건축허가 제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