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부담률 인상요인 배제, 소득세 면세점 낮춰야"
"상속세, 종부세는 무리한 제도, 합리화 추진 필요"
참여정부의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을 주도하던 조세학자가 법인세를 줄이고 부가가치세를 늘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된다.
곽태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한 월간지에 기고한 '재정운용의 여건과 조세정책의 방향'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곽 교수는 기고문에서 "법인세를 비롯한 자본관련 조세들은 자본의 해외유출을 조장해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를 줄여 중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자원의 배분을 왜곡하고 분배의 악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자본소득세를 경쟁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 교수는 "법인세는 부가가치세에 비해 조세베이스가 매우 낮기 때문에 법인세로 부가세 만큼의 세수를 올리려면 세율은 어림잡아도 부가세의 세 배 이상 돼야 한다"며 "이는 자원배분의 왜곡효과가 세 배 이상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법인세는 기업의 재무행태를 왜곡하고 산업간의 자본배분을 왜곡하는 문제도 가지고 있다"며 "세수중립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법인세를 줄이고 부가세를 늘리는 방향으로의 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조세개혁 방향에 대해 "재정지출의 효율화와 축소를 강력히 추진해 조세부담률의 인상요인을 배제해야 한다"며 "향후 세제개혁에서 조세부담률을 높이려는 시도를 배제하고 공공선택의 왜곡을 줄이기 위해 소득세의 면세점은 서서히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재산보유세가 명실상부한 기초자치단체의 자주재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상속세나 종합보유세 등 양극화 해소 논리에 근거한 무리한 제도들에 대해서도 합리화가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곽 교수는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 2005년 3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밑에 설치된 '조세개혁특위'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4월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현재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성격의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 대해 연말 대선과 관련한 부정적 영향을 고려, 올해 안으로는 발표하기 힘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