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기 쉬운 세법 만들기 필요하다

조세법에는 다른 법과 달리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세금이란 것이 금액으로 계산한 화폐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숫자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신고기한, 한도액, 과표, 세율등을 규정할 때 일수, 날자, 금액, 단위등을 숫자로 표현하여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2008년 세제개편안을 보면 종합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 구간이 11년만에 손질돼 내년부터 과표 구간과 세율이 1,200만원이하 8%, 4600만원이하 17%, 8,800만원이하 26%, 8,800초과 35%로 바뀔 예정이라고 한다.

세법을 제정하고 개정을 할 때에는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국민들이 알기 쉽게 이해하고 세금 계산이 쉽도록 규정하여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납세 협력 비용을 절감함은 물론 자기의 세금을 자기가 계산 가능하도록 도와 줌으로써 납세에 대한 이해와 성실도를 자가 평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에 세제개편안의 종합소득세 과표 구간과 세율은 숫자가 매우 어렵고, 기억하기 힘들며, 실제 계산하기 위해서는 계산기를 이용하여 한 참을 계산하여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숫자들 즉, 1,200, 4,600, 8,800, 8, 17, 26, 35 이러한 숫자들로 조합되어 있다.

조세수입의 증감을 감안하다 보면 그렇게 밖에 숫자를 조합할 수 없었다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예를 들어 1,500, 4,500, 8,500, 5, 15, 25, 35, 이렇게 하거나 1,600 4,600, 8,600 6, 16, 26, 36 이렇게 하는 숫자의 조합 등등...

재정수요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은 범위내에서 기억하기 쉽고 계산이 쉬운 숫자들의 조합이 가능하지 않았을가? 생각해본다.

세율을 낮추어 세부담을 경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기 쉬운 세법을 만들어 국민의 납세협력 비용을 줄여주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국회, 재경부 등 조세법 입법과 관련하여 수고하시는 분들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보다 더 세금계산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과표 구간, 세율등을 정할 때 숫자 조합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동안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많이 발전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조세법에 나와 있는 숫자들은 어렵기 짝이없다.  예를 들어 신고기한 (“예” 거래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2월이내, 3월이내, 90일이내), 가산금 (“예” 1일 10,000분의1 , 100,000분의15 ), 법인세 세율 (“예”13%, 25%)등등... 매우 어렵고 기억하기 힘든 숫자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조세행정의 선진화와 합리화는 물론 알기쉬운 세법 만들기에도 큰 진전이 있어서, 국민 모두가 자기의 세금을 쉽게 계산, 예측, 가늠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좋은 세제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수고하신 여러분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리면서 또한 조세와 뗄래야 뗄수 없는 세무사로서 감히 한 말씀드린다.

“ 알기 쉬운 세법 만들기가 필요하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