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은 창당하자마자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협상, 당직자 인사 등 체제정비, 대선후보 경선 준비 등으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한달을 보냈다.
2일 당산동 중앙당사에 입주하면서 당의 면모는 대체로 갖췄지만 대선이 불과 넉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민주신당 등장의 가장 큰 의미는 우선 지리멸렬하던 범여권이 한나라당과의 `일 대 일' 대선구도를 큰 틀에서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20일 우리당과의 합당을 성사시켜 범여권을 의석 143석의 원내 제1당으로 복귀시킨 민주신당은 손학규(孫鶴圭) 정동영(鄭東泳) 이해찬(李海瓚) 후보 등 범여권의 주요 후보들을 대부분 확보해 사실상 범여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 신속하게 대선후보 경선 준비에 착수, 9명이나 되는 후보들의 다양한 이념과 입장을 조율해 3일부터 컷오프(예비경선)를 실시함으로써 범여권을 `대선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민주신당의 `아킬레스건'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신당이면서도 신당 같지 않다는 비판적 여론이다.
여기에는 민주당 출신 4명을 제외하고는 소속 의원 절대 다수가 우리당 출신이란 점이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인적구성 때문에 우리당의 고질병이었던 `실용 대 개혁' 갈등이 재발할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의 민주당 출신과 제도권 정치에 생경한 시민사회 출신까지 합류해 있어 이 같은 불씨는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의원 워크숍을 통해 정책기조를 조율하고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을 내세우면서 새로운 정체성 정립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당다운 `맛'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계파가 존재하고 있고 대선후보까지 난립해 있어 당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당은 없고 후보만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민주신당이 '선거용 임시정당'으로 끝나느냐, 아니면 대선 후에도 존속할 수 있는 `계속 정당'으로 남느냐는 어떻게 정파간 융합을 이루고 정체성을 확립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독자경선을 진행중인 민주당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정립하느냐는 하는 것도 민주신당이 대선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