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과세정보 공개·활용해 세수추계 제대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제한적으로 공개해야"
국세청이 관리하고 있는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공개토록 해서 세수추계와 조세정책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국세청이 제공하는 조세통계는 주로 합계나 평균을 낸 총계자료의 형태이기 때문에 조세정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어렵고, 세수의 변화폭도 과대추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문성환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4일 '과세정보 공개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국회가 과세정보를 활용하면 다양한 미시적 효과와 소득분배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돼 세법심사의 합리성과 과학성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국세기본법에는 조세행정과 재판 목적을 제외하고는 과세정보를 공개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으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는 과세정보 제출을 골자로 하는 5건의 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문 분석관은 "국세청이 지난해 조세소위에서 국세통계의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납세자들의 신고사항을 합계나 평균으로 산출한 총계자료"라며 "이러한 자료로는 조세정책이 한계실효세율의 변화를 통해 경제주체 및 거시경제의 행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분석관은 "총계자료를 통한 세수추계는 세율변화에 따른 행태와 세원 변화를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세수변화폭을 과대추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정보로 국회의원들이 세법심사를 하는 경우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 피해는 최종적으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재정경제부는 유류세율 10% 인하할 경우 1조9000억원의 세수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세율인하로 인한 소비증대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며,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는 1조2915억원~1조6432억원 등으로 추정된 바 있다고 문 분석관은 설명했다(관련기사 : 조세일보 2007년 7월 13일자-"유류 과세방식·세율 재검토 필요").
그는 과세정보 공개로 인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문제와 관련해서는 "표본자료와 같은 특정화된 형태의 과세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토록 하면 조세나 재정을 다루는 분석관들이 과세정보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문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분석과정에서 알게 된 특정 납세자에 대한 과세정보 유출문제는 통계적 방법이나 보안절차제도의 운영을 통해 방지하면 될 것"이라며 "국세청은 기록보존 체제를 구축하고 국회도 자세한 보안규정을 마련해 납세자 비밀을 보장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