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8월 22일 2007년도 정기국회에 올릴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던 것들을 포괄하고자 한 재경부 세제실의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묻어나왔다.
해마다 개정되는 세법은 과세의 형평성도 생각하고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적인 측면 그리고 국가세입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에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몇 가지는 좀 더 고려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첫째, 종합소득세의 과세표준구간 조정
종전의 세율별 과세표준구간은 1,000만원이하, 4,000만원이하, 8,000만원이하, 8,000만원 초과의 4단계로 되어 있었고 1996년 이후 실로 12년만의 조정이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1,200만원이하, 4,600만원이하, 8,800만원이하, 8,800만원초과 4단계로 조정하고자 했다.
직접적으로 조정의 혜택을 받는 구간은 1,000만원초과 1,200만원이하, 4,000만원초과, 4,600만원이하, 8,000만원초과 8,800만원이하의 구간이 해당되고 세율 8%~35%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소득공제를 높이면 납세인원이 더 줄어들기 때문에 과세표준구간을 조정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거의 세율을 보면 9%, 18%, 27%, 36%로 되어 있었는데 2005년부터 각 구간마다 1%씩 낮추는 것으로 하였고 이번 발표안에서도 변함이 없다. 과세표준구간이나 세율을 변경없이 적용하는 경우 화폐가치는 계속하락(물가상승)하여온 경우 명목소득에 과세하는 결과가 된다. 1996년 이후의 물가상승을 고려한다면 과세표준구간조정은 1,250만원이하, 5,000만원이하, 1억원이하, 1억원초과 정도의 조정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가상승을 모두 고려해 본다면 더 이상의 조정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누진세율을 보면 10%, 20%, 30%, 40%, 50%의 5단계로 되어 있고 과거의 소득세율과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이 세계적인 추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소득세의 세율로 8%, 16%, 24%, 32%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겠다.
양도소득세의 세율에는 온갖 정책적 목적이 반영되어 있는데 그래도 기본이 소득에 대한 과세이고 과세기간도 종합소득과 마찬가지로 1년을 단위로 하고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종합소득세의 세율과 같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둘째, 장기보유특별공제방법 개선
현재 6억원이하의 1세대 1주택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대상으로 하고 6억원초과는 보유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 공제를 적용하는데 3년 이상 10%, 5년 이상 15%, 10년 이상 30%, 15년 이상 45%가 적용되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매년도마다 3%를 적용하여 보유기간 4년은 12%, 6년은 18% 그리고 14년은 42%를 적용하도록 하였다. 15년까지는 매년도마다 장기보유에 따른 특별공제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1세대 1주택 외에도 10년이상 30%까지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인정하고 있다. 장기보유의 특별공제는 물가상승에 따른 공제이고 여러 해의 소득을 양도년도의 소득으로 과세하는 무리함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라면 복리(複利)로 계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세대 1주택의 과세대상(양도소득세)과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대상이 모두 6억원인데 고급주택 내지 고가주택을 과세대상 특히 6억원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한 지가 1999. 9. 18부터 8년이 지나가고 있고 현재 강남의 100㎡ 정도의 아파트가격 그리고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0억원정도는 되어야 고가주택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가업상속 지원세제
가업상속에 대하여 세부담을 완화하여 달라는 기업의 요구가 계속 있어왔다. 이에 부응하여 중소기업의 가업상속을 지원하는 세제를 마련하였음은 상속세 관련 당사자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일응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적용요건에서 피상속인의 사업영위기간을 15년으로 하고 피상속인이 사업영위기간 중 80%이상 대표이사 일것과 사후관리를 10년이나 하면서 종업원 수가 10%이상 감소되면 지원한 세액을 추징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탄력성이 부족하고 모처럼 확대한 가업 상속 지원의 실효성을 떨어 뜨릴 수 있다.
피상속인의 사업영위기간은 10년 정도(상공회의소의 주장인용)로 하고 대표이사 요건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일 수도 있고 이것이 더 경영의 효율을 기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처럼 기업의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여 가업상속 받은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재산권의 보전 내지는 개인과 국가경제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업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속기업유지는 재고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인류사회의 변화를 제1기 기르는 것(growing) 제2기 만드는 것(making) 제3기 서비스 하는 것(serving), 생각하는 것(thinking), 아는 것(knowing), 경험하는 것(experiencing)이라고 한 것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명백하다.
넷째, 성실 자영업자에 대한 의료비 및 교육비공제허용
소득이 제대로 노출되었다면 근로소득에 적용되는 소득공제(예: 보험료 공제, 의료비공제, 교육비공제)는 사업소득에도 적용되어야 하지만 그동안 근로소득은 유리지갑이라는 이유로 사업소득에서는 적용을 배제하여 오다가 이번 개정안에서 성실사업자로 한정하였지만 사업소득의 일부에 대하여 의료비공제와 교육비공제를 함은 과세형평에 진일보한 조치라 환영한다.
그러나 성실 자영업자를 정의하면서 세무행정목적성격인 전년대비 수입금액 1.2배 초과신고, 소득금액 1배 이상 유지를 요건으로 함은 모처럼 도입한 성실 자영업자의 소득공제제도의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
다섯째, 배우자간 증여공제 확대
배우자간 증여공제는 종전 5억원에서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소득이 세대별합산과세가 위헌으로 판결되면서 많은 사람이 증여세 부담없이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분할하여 소득세부담을 회피하는 일이 일어나자 이를 억제하기 위하여 2003년부터 3억원으로 낮추었는데 자산소득합산과세는 부활되지 않았는데 증여재산공제만 높이는 안을 내놓았다.
물론 많은 선진국에서는 배우자간 증여는 증여세를 면제하고 이혼 시 재산분할에 대하여 비과세하는 것과 형평을 맞추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잦은 개정인 것으로 보이고, 6억원의 배우자 증여재산공제를 받은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보게 될 때 배우자상속공제 최저한 5억원과의 조화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물납대상에서 비상장주식을 제외하는 개정안
상속·증여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가액이 2분의 1을 초과하는 경우 물납을 허용하여왔고 그동안 비상장주식의 물납제도로 인하여 많은 국고손실이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정부안에서는 상속의 경우로서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비상장주식의 물납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안을 내놓았다. 상속이 있기 전 증여를 하는 경우 증여자와 수증자의 자유의사에 의하는 것이고 이를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국민의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행사를 막는 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은 비상장주식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주식평가를 재검토하고 3회 공매시 부터 10%씩 체감하여 50%까지 체감하는 제도를 새로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개정에 관한 문제
장기간 거주한 1세대 1주택자나 장애인·소득이 적은 노인세대의 소유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는 면제되거나 크게 경감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고 비업무용부동산에 대하여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양도소득세(주민세포함)의 세율은 66%로 함은 원본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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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업무용부동산을 판정하면서 농지는 농지소재지에 거주하고(在村) 직접경작(自耕)하여야 한다는 것과 임야의 경우 임야소재지에 거주하여야 한다는 요건은 투기수요를 낮추어 가격의 안정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FTA시대에는 농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임야는 농지와 달리 경작하지도 않는 데 임야소재지에 거주하여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부족한 부분은 정부의 법안제출과정이나 국회의 입법심의과정에서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