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부풀리기로 권력형 비리로 몰아"
소환 앞두고 '고소인' 출두위한 구색갖추기 지적도
건설업자 김상진(42)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일부 언론이 김씨 관련 기사를 부풀려 권력형 비리로 오도하고 있다며 해당 언론사와 기자를 검찰에 고소했다.
정 전 비서관은 10일 오후 "최근의 언론보도는 의혹제기에서 나아가 모든 범죄와 비리를 나와 연관짓고 나를 배후인물로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지나치고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최소한의 항변을 위한 의지로 고소를 하게 됐다"고 고소배경을 설명했다.
피고소인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사와 해당 신문사의 기자 1명씩이다.
고소장 접수 후 기자들과 만난 정 전 비서관은 "2003년 지구당에 합법적으로 후원금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후원금도 (김씨의 주장과 달리) 먼저 요청하지 않았으며 받은 후 다른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것처럼 감사하다는 전화를 한 정도였다"며 후원금의 대가성을 거듭 부인했다.
또 "선거를 마치고 나서 여러 민원을 받는데 이 가운데는 억울하고 안타까운 민원도 있고 무리한 것도 있다"면서 "(김씨가) 전화를 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달라는 말에 그렇게 했는데 정 전 청장이 마음에 부담이 됐을 것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잘 못된 판단이었으며 그 점에 대해서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입장 표명에 앞서 정 전 비서관은 "고소에 앞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리며, 특히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그 가족께 30년 공직생활을 이렇게 마치게한 데 대해 정말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비서관측은 앞으로 모든 보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고소장 접수 배경을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고소인 신분으로 출두하기 위한 구색갖추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정 전 비서관과의 문답.
--고소요지가 뭔가.
▲우선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특히 정상곤 전 청장과 가족들에게 정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 때문에 30년의 공직생활을 이렇게 마치도록 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언론사를 고소한 이유는.
▲최근 보도를 보면 김씨의 모든 범죄가 마치 나와 연관돼 있는 것처럼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 악의적인 기사에 대응하기 위해 고소를 결심했다.
--2003년 2천만원 후원금 외에 김씨로부터 더 받은 돈은 정말 없나.
▲2003년도 후원금은 합법적으로 받아 영수증까지 갖고 있다. 당시 영수증이 많이 남아있어 (여러장으로)끊었다. 이 것 외 받은 돈은 일체 없다.
--당시 2천만원을 먼저 사무실경비 명목으로 요구했다는데.
▲아니다. 오래돼 기억은 없으나 사무실 경비명목으로 받은 것 보다는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받는 것 처럼 포괄적인 경비명목으로 받았을 것이다.
--2천만원 문제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나.
▲소환조사를 받거나 전화로 조사받은 것도 없다. 다만, 최근 필요하다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간접적인 요청을 받았다. 조사요청이 오면 응할 것이다.
--김씨의 부탁을 받고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만나보도록 꼭 전화를 해야 했나.
▲지역구에서 어려운 민원을 부탁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이번 경우는 내가 잘못 판단했다. 김씨가 전화라도 한번 할 수 있도록 부탁해 정 전 청장에게 마음의 부담을 준 것 같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하는데, 변명할 여지없이 내가 잘못한 것이다.
--세무조사 무마 부탁이란 사실을 몰랐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몰랐다. 여러가지 포괄적인 민원으로 생각했다.
--지난해 8월26일 서울 식사자리에 나간 것은.
▲정 전 청장이 한번 식사라도 하자고 해 나갔다. 김상진씨가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