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경부, 세금통계에 물타기(?)

지난 6일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세수실적 및 연간전망 자료를 발표하고, 당초 세입예산보다 11조원 가량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재정경제부의 세입예산안 발표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국세청이 연간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써 그 배경에 궁금증이 모아졌다.

국세청에서는 본연의 역할인 '세금징수'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지만, 앞선 발표로 인해 재경부의 주먹구구식 세수추계시스템에 대한 '뭇매'가 쏟아졌기 때문.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자료 제목(금년도 국세징수실적 호조-따뜻한 세정 운영성과)에서처럼 세수실적 거양을 자랑삼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었다.

14일 재경부가 발표한 '2008년 세입예산(안)'에는 올해 세목별 세수전망과 내년 예산안이 포함됐지만 예전과 달리 한 가지 항목이 보이지 않았다. 올해 '세입예산' 규모가 쏙 빠진 것.

결국 내년 총 국세수입(관세포함)이 165조6354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세입예산 전망치인 158조3341억원에 비해 약 7조원(4.6%)의 세금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165조6354억원은 사실 재경부가 당초 예상한 올해 (세입)예산이었던 인 147조3025억원과 비교할 경우 무려 18조원(11.0%)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6일 국세청의 중간발표가 없었다면 자칫 정부가 대규모 '증세'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다.

매년 세입전망치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각 세목별 특이요인 때문에 변동될 가능성이 높지만, 세수추계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세입예산과 현재의 전망치를 분명히 밝혀줘야 더 큰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이 꼬박꼬박 내고 있는 세금에 대해 얼마나 거뒀고 또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올해 예상치보다 거둬야 할 세금이 많아진다고 해서 어설픈 '물타기'를 하기보다는 명백한 근거를 제시해서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것이 당당한 정부의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