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가장 늦게 경선 레이스에 합류한 이후 한달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제주.경선에서 치러진 첫 경선 개표 결과에 승복, '정치적 사제' 관계인 이해찬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한 것.
이해찬-한명숙 후보간 1차 '친노 단일화'에 불참했던 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경선 완주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며 이변을 꿈꿨지만 예상보다 큰 차이로 가장 낮은 표를 얻으면서 현실의 벽을 깨끗이 인정하며 '퇴장'한 셈이다.
그는 행사 후 캠프 참모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끝내 눈물을 흘렸으며 "인생도 선거도 맘대로 안되네요"라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대신한 뒤 차에 올라탔다.
이해찬 후보는 "어제 한명숙 전 총리가 (단일화) 하시고 오늘 유 전 장관이 하셨으니 단합해서 반드시 이기자"며 유 의원과 포옹을 나눴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사전에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 내일까지는 유 전 장관이 뛸 줄 알았는데.."라며 유 후보의 사퇴가 갑작스레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유 후보와의 일문일답.
--소회를 말해달라.
▲분에 넘치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오늘 결과를 저의 패배로 받아들인다. 8월18일 출마선언하고 28일간 선거운동 했다. 가장 늦게 출발해 조직도, 유명인사도 없는 선거를 치렀다.
출마선언 당시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포옹하거나 다른 후보와 연합 제휴할 권리를 저에게 주도록 (지지자들에게) 요청하고 허락받았다. 위임 받은 결과에 따라 제가 결정하고 선택했다.
--향후 거취는.
▲이해찬 후보가 허락한다면 내일부터 그 선대본부에서 일하고자 한다. 깨끗한 정당, 민주적이고 질서, 규율이 있는 정당, 진보적 정책노선으로 행복하게 할 정당의 꿈을 갖고 5년간 달려왔다. 소망과 희망이 높았지만 현실 장벽은 우리 힘으로 건너뛰기 너무 어려웠다.
--언제 결심했나.
▲개표 방송 보고 결정했다. 오늘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4연전까지는 치러보고 결정한다고 했는데.
▲차이가 많이 나서 내일 참가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표를 막아야 하지 않겠나. 사실 좀 더 결과가 좋을 줄 알았다.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 더 볼 것이 뭐가 있나.
인생도 선거도 마음대로 안 된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