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개시당시 고시된 개별공시지가로 상속세 및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의식 변호사는 8일 개최된 한국조세연구포럼 제8차 학술세미나에 참석, "상속개시당시 고시되어 있는 전년도의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하여 토지의 가액을 평가하도록 규정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0조 제6항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무효의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토지의 경우 '지가공시및 토지 등의 평가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개별공시지가'에 의해 가액을 평가토록 하고 있으며 개별공시지가는 평가기준일 현재 고시되어 있는 것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새로운 개별공시지가가 공시되기 전에 상속이 이뤄질 경우 직전년도의 개별공시지가를 평가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상속세의 경우 신고기한이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이고 신고기한내 자진납부까지 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개별공시지가는 보통 6월말경에 고시되므로 상속인이 빨리 신고납부하지 않는 한 통상 신고납부시 이미 당해연도 개별공시지가는 고시되어 있으며 과세관청이 세액을 결정할 때도 대부분 당해연도의 개별공시지가는 이미 고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그는 "당해연도의 개별공시지가가 고시되지 않은 기간동안은 납세자의 신고 및 과세관청의 결정에 근거로 삼을 법적근거가 존재하지 않아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례는 논거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또 상속재산평가의 기본원칙인 시가주의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만약 상속개시일이 5월경이라면 개별공시지가는 아직 고시되지 않았을 것으므로 전년도 1월1일의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하게 되면 무려 1년5개월전의 가격에 따라 상속재산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는 시가주의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속재산 가액이 시가보다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는 상속인일 경우 그 시가를 입증함으로써 시가에 따른 정당한 세액을 납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 상속개시일 당시 고시된 개별공시지가에 의해 평가하더라도 부당하지 않다는 논거에 대해서도 "상속재산 가액이 시가보다 불리한 경우 납세의무자가 시가를 입증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시가에 의한 평가를 실시해 상속세를 신고했을 것"이라며 "상속재산을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한 가액을 신고했다면 이는 처음부터 시가를 입증하기가 곤란했다는 증거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그는 "전년도 개별공시지가를 상속재산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무효의 규정"이라며 "또 개별공시지가는 1월1일을 기준일로 소급, 적용하므로 상속재산 평가는 당연히 당해연도의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