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쟁 은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대출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은행원들이 자기 은행보다 대출 한도가 높고 금리 우대 혜택도 주는 경쟁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달 6일 출시한 금융인클럽 신용대출의 실적은 13일 현재 729건, 22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2005년 말 은행원을 대상으로 출시한 뱅커스론이 1년간 500억원 가량의 실적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대박 상품으로 꼽힐 만하다.
금융인클럽 대출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상호저축은행 등 우리은행이 정한 금융기관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넘은 정규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우리은행과 경남, 광주은행 등 우리금융 직원은 대출받을 수 없다.
재무설계사(FP) 등 23개 금융 관련 자격증 보유자에게는 1.0%포인트까지 대출 금리를 인하해 준다.
자기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은행원들이 우리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것은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규정상 무담보 대출의 경우 자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2천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인클럽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평가시스템(CSS) 등급에 따라 연 소득의 2배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들이 여론에 밀려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초 저금리 제공 등 대출 특혜를 없앤 점도 한 몫하고 있다.
HSBC가 뱅커스론을 직장인 신용대출에 포함해 마케팅에 나서는 등 외국계 은행들도 신용도가 우량한 은행원들을 대상으로 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외국계 은행은 경쟁은행의 본점 앞에서 신용대출 전단을 배포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영업을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시중은행 직원이 금융인클럽 대출 고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샐러던트(Saladent)들의 자격증 취득을 돕기 위한 금리 우대 등이 매력으로 인식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