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스위스로 끌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스위스 연방은행위원회(SFB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위스의 강력한 금융시장이 뉴욕과 런던은 물론, 룩셈부르크와 비교해서도 저평가되고 있다고 보고,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스위스로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 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개혁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조치는 현 관련 세제를 변경해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익을 `소득이 아니라 자본이득'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세액을 줄여주는 방안을 시급히 도입하는 것이라고 스위스 언론이 16일 전했다.
또 리스크 매니지먼트 절차, 헤지펀드 부문의 투명성 제고, 시장 조작 방지, 헤지펀드 등록 간소화 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9천500개의 헤지펀드가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부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펀드 매니저들의 소재지가 스위스로 되어 있는 헤지펀드의 수는 고작 4개에 그침으로써 헤지펀드로부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인해 스위스는 글로벌 헤지펀드 비즈니스의 약 3분의 1에 이르는 2천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면서도, 헤지펀드가 세계적으로 창출하는 1조4천억 달러의 부(富) 가운데 1%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SFBC는 진단하고 있다.
1조4천억 달러의 부 가운데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3분의 2, 그리고 런던 금융시장이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SFBC는 특히 지난 여름부터 미국과 영국의 금융 당국들이 헤지펀드들에 대한 과세의 공평성을 문제 삼고 처벌 조항 강화를 시도하려는 현 시점이 그들을 스위스로 빼앗아 올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세금 감면 등 관련 조치들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위스은행가연합의 피에르 미라보 회장은 "영국의 세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여전히 스위스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인 만큼, 우리가 세금을 낮출 경우에만 이런 상황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스위스 연방 금융당국의 긴급 대응을 주문했다.
스위스은행가연합은 2015년까지 스위스를 세계 3대 금융중심지로 만드는 전략을 짜고자 13일 발족한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2015년까지 헤지펀드 관리 자산 중 스위스의 점유액을 1천300억 스위스프랑(CHF)에서 3천200억 CHF로 늘리는 게 목표이다.
앞으로 8년간 약 4억5천만 CHF의 세금을 투입하게 되지만, 스위스의 GDP(국내총생산)은 76억 CHF가 증가하고 2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될 것으로 스위스은행가연합은 전망하고 있다.
미라보 회장은 과거에 스위스가 외환 및 원자재 시장의 자본화에 실기했던 사례를 거론한 뒤 "우리는 헤지펀드가 또 다른 잃어버린 기회로 만드는 것을 원치 않으며 지금 매우 진지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