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규모 세무직 9급 공채시험장 현장
16일 아침 10시.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등 전국 18개 시험장 1135개 시험실에서 국세공무원을 뽑는 세무직 9급 공채시험이 일제히 실시됐다.
1200명 채용이라는 단일시험 최대규모 시험인 만큼 3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각 시험장은 응시자들과 응시자들을 수송한 차량들로 가득했다.
여기에 철저한 시험관리를 위해 일선세무서에서부터 지방청 직원들까지 3400여명의 전국 국세청 직원들이 투입돼 시험장은 더욱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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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집중된 만큼 시험장을 잘못 찾은 응시자나 시험종료 후에 답안지를 잘못 바꿨다며 눈물로 호소하는 학생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2000여명의 수험생이 몰린 서울 강서구 소재 덕원여자고등학교와 덕원중학교 시험장에도 눈길을 끄는 사건(?)들이 벌어졌다.
"제가 분명히 여기서 시험을 보게 돼 있는데 제 자리가 없어요"
시험시작 불과 한시간 전, 한 응시자가 시험본부에 달려와 본인의 자리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감독관 확인결과 이 응시자의 해당 시험장은 '덕원'고등학교가 아닌 '대원'고등학교였던 것.
다행히 시험시작까지는 1시간 가량 남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린 그 학생이 서울 반대편인 광진구에 위치한 대원고 시험장에서 시험을 제대로 치렀을지 의문이다.
시험시작시간인 10시를 불과 10여분 남겨둔 시간, 시험본부가 또다시 분주해졌다.
개미 지나가는 소리도 거슬린다는 시험장에서 장구와 꽹과리 소리가 들린다는 제보가 있었던 것.
범인은 시험장인 덕원여고와 덕원중학교 중간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덕원예술고등학교였다. 풍물연습소리 뿐만 아니라 피아노 소리까지 계속되자 감독관 중 한 명이 긴급 투입돼 연습자제를 당부했고, 시험직전에야 겨우 소리를 멈출 수 있었다.
다행히 전국 시험장에서 별탈 없이 마무리된 이번 9급 세무직 공채시험에서 수험생들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시험이었다", "세법과 회계학이 좀 어려웠지만 풀만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광주국세청 3개 고사장도 '탈없이' 끝나
이날 시험은 광주국세청 관내에서도 3개 고사장에서 실시됐다.
호남지역은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시험 당일까지 이어져 수험생들의 지각 사태 등 수험장 입실에 상당한 애로가 예상됐지만 별다른 사건 사고없이 무사히 치러졌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3만9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32.5:1의 높은 경쟁률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시험 당일에는 수험생들의 결시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 이번 시험에서는 문제의 지문이 길어지면서 과목별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 높아져 합격 가능한 점수대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영어과 회계원리는 난이도가 높게 나타나 이 과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상당수 있었다.
2년에 걸쳐 세무직 시험을 준비해 왔다는 한 수험생은 "단답형에 가까운 답을 요구하던 문제 유형에서 벗어나 지문 자체가 길어지고 생각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들 가운데서는 "대규모 공개채용 소식을 듣고 체계적인 준비없이 무작정 응시했지만, 이번 시험이 오는 연말에 예정된 두 번째 세무직 공채 시험준비에는 개인적으로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한편 정병춘 광주국세청장을 비롯해 광주청과 산하 세무서 직원 280여 명은 원활한 시험 관리 및 감독업무 등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점검하며 만전을 기했다.
정 청장은 시험 시작 전 시험감독관들에게 "시험관리는 엄정하게 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친절하게 임해 줄 것"을 주문하는 등 별도로 마련된 행정실에서 시험이 종료될 때 까지 비상대기하며 감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