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0일 '글로벌 금융 쇼크와 세계경제의 향방'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2%대로 떨어지지만 유럽이나 일본경제가 2%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개발도상국의 성장률도 6∼7% 수준을 기록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2006년의 5.4%에서 4%대 초반으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의 전제조건으로 ▲ 서브프라임 충격의 파장으로 미국의 주택투자가 연율 -15%수준의 하락세를 내년까지 계속하고 ▲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전체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되며 ▲ 개발도상국 경제가 완만하게 둔화되지만 고성장 추세를 지속하고 ▲글로벌 금융기관의 파산이 일부 헤지펀드에 한정될 경우를 제시했다.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글로벌 과잉유동성 시대가 마감되고 헤지펀드나 증권관련 금융상품의 투명성을 확대시키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그러나 선진국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실패하면서 단기금융시장의 불안이 기업금융시장으로 파급돼 미국경기가 경착륙하면 개도국 경제 성장세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락까지 발생해 금융불안과 성장세 급락세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책 당국이 연속적인 금리인하와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 확대 등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위기를 빨리 수습하고 주식시장의 부양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미국경기의 경착륙이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급격한 청산, 개발도상국 경제의 타격,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영불안 가속화 등의 불안요인과 결합될 경우 세계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지평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은 국제 과잉유동성과 각종 자산가격의 이상 급등 현상에 뒷받침돼 온 지금까지의 세계경제가 조정에 돌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경제는 당분간 불투명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거품 없이도 개도국 경제의 본격적인 성장과 자산시장의 상승세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