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정부 어느 부처보다 강력한 자체 ‘감찰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가 다 있다. 사실 국세공무원들의 비리행위는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숨겨져 있는 것이 많다. 말 그대로 세상에 알려진 부분은 ‘빙산(氷山)의 일각’에 속한다.
통계치를 보면 확연해진다.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2007년6월) 978명의 국세공무원들이 비리행위 등을 저질러 ‘징계’를 받았다. 이 중 502명은 금품을 수수했다가 적발, 징계를 받았고 이 가운데 230명은 정도가 좀 심했는지(?) 아예 공직에서 ‘추방’되는 중징계를 받았다(전체 추방 국세공무원 306명).
국세공무원의 기본책무는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502명의 국세공무원은 걷으라는 세금은 걷지 않고 납세자 등으로부터 ‘검은 돈’을 챙기다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 같은 비리행위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는 국세청이 조직원들의 비리행위를 꽁꽁 숨기려 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은닉하는 사유는 ‘언론에 비리행위가 보도되면 국세청의 이미지가 실추, 납세인식이 저하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국세청만의, 국세청을 위한, 국세청에 의한 논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적어도 국민세금을 관장하는 국세청이라면 국민세금으로 주어진 권한을 남용한 조직원들을 적발해 엄단한 사실을 공표하고 국민들에게 사죄를 구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