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국회가 외국자본이 소유한 자국내 기업들의 운영권을 내국인에게 넘겨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짐바브웨내 주요 사업체 지분의 최소 51%를 흑인 토착민들이 보유케 하려는 목적에서 설립된 이 법안은 1999년 백인 소유 농장의 압류에서 시작된 흑인들의 '재산찾기'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버트 무가베 정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법안은 이제 상원의 최종 승인만을 앞두고 있으나 BBC는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법안의 실질적인 효과는 크게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물가인상과 식료품, 연료,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짐바브웨내 외국계 기업들은 7년에 걸친 경제 위기로 인해 이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비평가들은 짐바브웨 원주민들에게 지분의 51%를 넘기지 않는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합병, 주식매입 등을 원천봉쇄하는 이 법안이 실행될 경우 짐바브웨 내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 망과나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물려받은 제국주의 구조를 허물지 않으면 우리의 국민들이자 정당한 주인들에게 이 나라의 모든 자원을 돌려줄 수 없을 것"이라며 이 법안을 옹호했다.
한편 이 법안에 반대하는 뜻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전원 국회에서 퇴장했던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대변인 넬슨 차미사는 "이는 지배층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전략일 뿐 국민들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반박했다.
법안이 규정하는 '짐바브웨 원주민'은 1980년 짐바브웨 독립 이전에 인종 차별로 인해 부당한 손해를 입었던 모든 사람을 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