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동에 사는 A씨는 1999년 8월 콘도미니엄 회원 가입을 권유받고 B 콘도업체에 입회금 546만원을 지급하고 계약을 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회원기간 7년이 만료돼 계약 내용에 따라 입회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B사는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환을 지연했다. A씨는 B사로부터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2월 말 2차례에 걸쳐 입회금을 절반씩 나누어 지급하겠다는 확인서를 받았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콘도미니엄 관련 소비자 피해 10건 중 7건은 이처럼 회원 기간이 만료됐지만 사업자가 입회금 반환을 지연하거나 거절하면서 발생하는 피해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200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콘도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830건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2004년 240건이었던 콘도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2005년 211건으로 다소 줄었다가 2006년 214건에 이어 올해는 6월까지만 165건이 접수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기간 만료 후 입회금 미반환 또는 지연이 573건(69.0%)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입회금이 확인된 572건을 분석한 결과 입회금 총액은 11억7천616만원으로 건당 평균 입회금은 363만원이었으며 1천만원을 초과하는 입회금을 지급한 사례도 42건(5.2%)에 달했다.
계약 시기를 보면 전체의 52.1%인 434건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1년 사이에 체결됐다.
입회금 미반환.지연 관련 피해 외에는 청약 철회 거절이 97건(11.7%)이었고, 신용불량.장애.사망 등에 따른 해약요청 거부 37건(4.5%), 예약불가 등 이용 관련 피해 32건(3.9%)이었다.
올해의 경우 전체 165건 중 청약 철회 거절에 따른 피해가 68건(41.2%)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최근 무료 콘도 회원권 당첨 등을 빙자한 회원 유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원은 "콘도 입회금은 회원기간이 만료되면 돌려줘야 하지만 '관광진흥법'에는 사업자의 보험가입 의무 등 입회금 반환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서 "사업자가 스스로 준비금을 적립하거나 담보장치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가 입회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어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업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1999년 콘도 회원모집 기준을 연간 이용일수 365일 범위 내에서 객실 당 '10인 이하'에서 '2인 이상'으로 완화했다"면서 "그 결과 객실 당 회원 수가 많아져 성수기에는 사실상 회원의 의미가 없어지면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관광부에 콘도 입회금 반환 보장제도 마련, 객실 당 모집인원 상한선 설정 등의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