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일 저녁 이뤄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답례만찬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 관계자들을 향한 만찬사를 통해 "남과 북의 경제협력 차원을 민족 경제공동체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4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4일 발표 예정된 '남북 공동선언문'의 주요 내용이 '남북 경제공동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늘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졌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지만, 여기에 머물 수는 없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교역이나 개발 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 장기적인 청사진과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남쪽의 투자가 북쪽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남쪽 경제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는 방향으로 협력의 차원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노 대통령은 특히 "농업, 보건, 의료, 인프라 등 우선 협력이 필요한 분야부터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며 "나아가 경제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다. 이미 개성공단에서 확인했듯이, 경제적 협력관계는 신뢰를 쌓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경제협력이 평화를 다지고 평화에 대한 확신이 다시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장차 민족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 우리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큰 시장이 연결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위에서 함께 번영을 누리면서 동북아시아에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 앞의 미래이고 남과 북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는 가능한 미래"라며 "우리에게는 이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있는 만큼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고 촉구했다.
아울러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가, 세계사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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