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지난해 법인세의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불성실신고 혐의자에 대한 조기선정 시스템을 도입해 신고 즉시 세무조사 대상자 적출이 가능토록 신고와 세무조사의 연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개인·법인사업자들은 통상 4~5년 주기로 이뤄지는 국세청의 정기조사를 무사히 마쳤다 하더라도 납세자의 신고내용에 대한 정기적인 성실도 분석결과 불성실신고 혐의가 드러나면 언제라도 조사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게 됐다.
최근 국세청이 광주소재 A모 그룹 계열사에 대한 탈세혐의를 포착하고 과거 특별세무조사 성격의 수시(심층)조사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세액을 추징,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A그룹 계열사인 a건설은 당시 경기지역에서 아파트 분양 호조에 힘입어 소위 '대박'을 터트린 회사로 광주국세청 조사국으로부터 지난 2005년 11월 정기세무조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한 기업.
a건설에 대한 광주청 정기세무조사는 지난 2001년 정기조사 후 4년만에 실시돼 '2004 사업연도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며 조사 마무리 후 회사는 불복신청 없이 세무조사를 마무리 했다.
그러나 지난해 탈세혐의를 포착한 서울국세청이 관할 구역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a건설과 하청업체에 대한 장부압수에 나서면서 정기조사 1년 6개월만에 또 다시 심층세무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
당시 서울청은 A그룹 계열사 a건설과 주택의 '2005년과 2006년' 등 2개 사업연도에 대해 3개월 여간에 걸친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수백억원의 세액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국세청이 탈세신고 접수에 의해서든 신고성실도 분석을 통한 것이던 간에 이 업체에 대해서 불성실신고 내역을 적발하지 못했다면 다음(4~5년후) 정기조사때 까지 탈세혐의 적출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일선 세무서의 한 직원은 "정기세무조사의 맹점이 완벽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데 있다"며 "통상 대법인이 4~5년 마다 정기조사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법인들은 5년중 특정연도(탈세가 이뤄진 시점)만 피하면 탈세사실을 숨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정기세무조사의 한계'로 a건설의 경우가 대표적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정기세무조사는 4~5년에 한번꼴로 세무당국이 업체를 조사대상자로 선정해 1~2개 사업년도 등 특정기간에 대한 회계처리 과정을 검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선 올해 정기조사를 받았다면 4~5년 후 이뤄지는 정기세무조사때 세무조사 대상 시기만 운 좋게 맞출 수 있다면 탈세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정기조사'라 할지라도 4~5개년치를 한번에 검토할 수 없는 시간적 제약 등 현실의 어려움으로 업체 조사시 특정 회계연도에 대한 회계처리 검증만 가능하다는 것이 분식회계를 낳고 '탈세하고 보자는 식'의 논리가 회계시장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충분하다는게 조세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국세청은 성실신고 안내 불응 법인 조기 조사선정 대상을 확대하고 법인세의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조기선정 규모를 전체 정기조사 대상자의 10%에서 15%로 확대하는 등 2006년부터 신고와 세무조사의 연계를 강화하는 보완장치를 내놓았다.
국세청의 탈세사실 적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기업들에게 정확한 회계준칙 적용의 토대를 마련하고 전문가들의 정기조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