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금이 부족해 걱정하던 A씨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지방에 계신 할아버지께서 손자의 창업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며 의외로 '거액'의 돈을 창업자금으로 내어주시겠다는 뜻을 표한 것.
할아버지 덕에 일단 자금운용의 숨통은 틔었지만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세금(증여세)'이다. 현행 법상 '창업자금 사전상속제도'라는 특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부모가 아닌 조부로부터 받은 자금도 특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 '창업자금 사전상속제도'란?
창업자금 사전상속제도는 지난 2006년 도입,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제도로 65세 이상 부모가 30세 이상 자녀 또는 결혼한 자녀에게 일정액 미만의 창업자금을 사전에 증여할 경우 증여세 최저세율 10%만을 적용해 과세하는 제도다.
현금, 채권, 상장주식 중 소액주주분 등 30억원이 (증여)한도로 정해져 있으며(사전증여재산 특별공제액 5억원) 오는 2007년 12월 말까지 증여하는 분에 대해서 특례제도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10억원을 창업자금으로 사전증여 받았다면 사전증여재산 특별공제액 5억원을 차감한 5억원에 대해 10%의 특례세율을 적용해 5000만원만 세금을 내면 되지만(추후 정산시 총 증여세액은 9000만원) 그렇지 않은 경우 10억원의 증여에 대해서는 2억원이 넘는 세금을 (증여재산공제 3000만원, 세율 30%)내야 한다.
□ 조부모로부터 받은 '창업자금'은 특례 불가
A씨의 경우처럼 부모가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조부모로부터 일정액의 창업자금을 사전증여 받은 경우 과세특례를 받을 수가 없다.
만약 부모님이 생존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조부모 등으로부터 창업자금을 사전증여 받았다면 이는 과세특례 대상에 포함된다. 창업자금을 증여하는 부모의 연령 기준은 65세 이상이어야 한다.
A씨의 경우 아쉽지만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창업자금은 단순한 '증여재산'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증여세 계산방식에 따라 증여세를 내야 한다. 또한 현행 법상 '세대를 건너 뛴(세대생략)'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에 30%의 할증과세까지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