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5일)에 이어 진행된 26일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본격적인 국정감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인채택 유·무효를 갖고 여·야당 의원들의 뜨거운 공방이 한 시간을 훌쩍 넘게 오갔다.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10월 11일 증인채택 과정은 헌법재판소 판결과 국회법 제 110조에 따라 원천무효이고 당시 신원미상의 폭력배가 동원돼 야당 의원들을 폭력 날치기로 증인 채택을 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정무위 박병석(대통합민주신당) 위원장에게도 책임을 추궁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은 "11일 증인 채택 과정이 불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유사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다"며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에 국회 본회의 회의록에 의존해 판단을 하게 된다고 돼 있는데 11일 회의록을 보면 국회 표결할 때 위원장이 뭐에 대해 표결한다는 내용이 없어 판례로 볼 때 이 표결 내용은 원천 무효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도 거들어 "국회법 제 110조에 보면 의장(위원장)은 안건의 제목을 선포해야 된다고 돼 있다"며 "(당시) 속기록을 보면 '속기하겠습니다', '가결하겠음을 선포합니다' 등의 문장으로 돼 있고 안건의 제목이 없고 헌재는 이런 경우에 의결부전제 내지 당연 무효로 봐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위원장은 국회 운영에 있어 회의 질서 유지 의무가 있는데 많은 의원들이 다칠 것임이 예상됨에도 괴한까지 동원해 4~50명이 뛰어들어 (같은 당)김애실 의원 의자를 빼서 밖으로 내동댕이치기도 했다"며 "위원장은 이들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는데도 아직 밝히고 있지 않고 위원장의 직무 유기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명진 의원 또한 당시 폭력 사진을 들이대며 "신원미상의 폭력배가 동원돼 평화롭게 있었던 야당 의원들을 폭력으로 날치기 증인 채택을 했다"며 "국회의원도 아니고 국회의원 보좌관도 아닌 신원 미상의 폭력배들이 국회의원들을 밀어내 (같은 당) 진수희, 이계경, 김애실 의원은 몸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증인채택 무효를 주장하고 나서자 김재홍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불법 점검 사태를 정상화하고 불가피하게 우리 당이 국회법에 따라 적법하게 의사를 처리했다"고 대응했다.
한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어제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진행했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어제 보충질의 과정에서 여야 숫자 균형 관행을 깨고 일방적으로 여당 의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질의 기회를 줬다"며 "마지막까지 흥분하지 말아야 할 분이 위원장인데 오히려 앞서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그때그때 발끈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병석 위원장은 어제 국정감사에 대해 "본 위원장이 한나라당에 대통령 후보의 예우로서 형님 이상은과 처남 이재정에 대해 증인 제외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는데 한나라당은 BBK와 관련해 단 한 명도 부를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계경(한나라당) 정무위 간사는 "위원장이 여야 의원들의 얘기가 끝나고 마지막 발언을 함으로써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며 "간사로서 한나라당이 BBK와 관련한 증인을 한 명도 부를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대응해 여야 의원간에 한마디도 지지 않은 발언이 계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