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정책적 목적에서 개발된 자원 관련 펀드 상품들이 시장에 선보인 지 1년도 안돼 곳곳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기초자산 상품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당초 발표했던 시기가 한 달 가량 지났음에도 상품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잘못된 수익구조가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휴자금을 시급한 자원개발에 활용한다는 발상은 좋았지만 개발과 운영의 노하우 부족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29일 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자산운용사들과 손잡고 당초 10월 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던 광물개발펀드 1호는 10월이 거의 다 지났음에도 정확한 출시 일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2천6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고 운용사와 판매사까지 선정해둔 상태다.
광물펀드 1호의 출시가 지연되는 데 대해 공사 측은 "리스크 등과 관련된 문제로 운용사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니켈 가격이 예상외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점이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올해 5월 t당 5만2천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5일에는 3만1천달러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고점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출시시기는 말하기 어렵다"며 "연내 출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판매된 유전개발펀드는 수익구조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석유공사가 조성한 2억 달러 규모의 펀드는 해당 자금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탐사 내지 개발단계 광구에 투자하는 반면,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석유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베트남 15-1 광구의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향후 5년간 지급될 수익금이 2억3천40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석유공사가 성공률이 극히 낮은 개발.탐사 단계 광구에서 3천4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공사가 손실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 이사회에서도 "지나치게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인사는 "부동자금을 활용할 투자처를 제공하고 투자상품을 다양화한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면서도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실물투자펀드들이 상품으로 정착, 활성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나 노하우가 필요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상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