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직장도 없이 13년째 학업(박사과정)에 열중하고 있는 명문 S대 출신 A씨가 재학시절 받은 장학금과 과외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1억5000여만원을 가지고 2억5000만원짜리 집을 샀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일견 가능해 보이는 일일 수도 있지만 정작 세무당국은 '신빙성'이 낮은 사례로 치부했다. 5일 국세심판원은 S대 출신 A씨가 "4700여만원의 증여세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과세불복 청구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2년 아버지로부터 경기도 인근에 위치한 144.586㎡짜리 아파트 분양권을 2억5000만원에 양도받았다. 5년이 지난 올해 5월 세무당국은 부자간 분양권 거래와 관련해 A씨에게 (자금출처 등)소명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이 거래를 '양도'가 아닌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 증여재산가액을 분양가액(2억5000여만원)으로 평가했고 이에 따른 증여세 4700여만원을 A씨에게 납부할 것을 통지하자 A씨는 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했다.
A씨는 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하면서 분양권 취득자금은 대학생 재학시절 모은 돈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A씨는 "S대 재학시절 과외교사로 벌어들인 수입과 장학금(합계 1억5000여만원) 및 동문 출신 아내가 재학시절 과외교사 등으로 번 4700여만원을 합쳐 분양권을 취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가 분양권 구입자금원의 출처와 관련해 구체적인 금융증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장학금 및 과외수입 등으로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라며 과세정당성을 강조했다.
심판원도 과외를 통해 자금을 모았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원은 "A씨가 지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대학교에 다니며 과외교사로 3200여만원을 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금액이 실제로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대학교에서 받은 장학금, 조교수당 수입 등을 부친에게 맡겨 관리했고 A씨의 처가 대학시절 과외교사로 일해 번 수입 등을 결혼시 '지참금'으로 가져와 분양권 인수에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심판원은 "현행 법상 직업·연령·소득상태로 보아 재산을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 재산 취득자금을 증여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분양권 취득당시 A씨 부부가 학생 신분인 점, 과외교사 수입과 장학금 등의 합계액이 쟁점 분양권 거래가액과 일치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증여받은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