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은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되는 유류세에 대해 탄력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정부에서는 일률적으로 유류세을 인하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전·현직 재정경제부 장관의 유류세 인하에 대한 입장이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3년 참여정부 제1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김진표 대통합민주신당 정책위의장은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탄력세율 제도는 지금과 같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비정상적 시기에 적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빨리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 정부의 네 번째 경제부총리인 권오규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고유가는 구조적 문제인데 세계 어느 나라도 세금을 깎아서 대처하는 곳이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가 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는 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권 부총리는 "유류세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중간 정도이고 전체 세금에서 유류세의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다만 서민과 저소득층 가계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률적인 유류세 인하보다 서민층 영세자영업자 등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내달부터 가정용 LPG와 등유, 프로판 가스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가 각각 일제히 인하하고,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올해 동절기에 한해 7만원의 유가보조금을 일시에 지급키로 합의됐다.
그러나 김 정책위의장은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이 무산된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 중에서 난방용 유류에 대해 30%의 탄력세율을 적용한 점과 영세민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에 휘발유와 경유 탄력세율은 이번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세법개정안 심의과정에서 당 주장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재경위는 오는 14일부터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등을 통해 유류세 인하 등 세법개정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에 대한 전·현직 재경부장관의 '공방'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