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감사인제도 및 심사기준·절차 완화
불건전 부실기업의 퇴출은 과감하게
비상장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전년도 외부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하지만 앞으로는 최근 분·반기재무제표 감사보고서만 제출해도 상장이 가능해진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상장요건 간소화 등의 방안을 담은 '상장·퇴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미국, 유럽 등 주요 거래소와 비교할 때 상장요건이 기업 및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상장 적격성을 갖춘 일부기업의 경우 상장이 곤란하다"며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 자본시장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위가 증권연구원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한 이번 방안에 따르면 현재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정한 지정감사인에게 상장 직전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아야만 상장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최근 분·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지정감사를 받은 경우에도 상장신청이 가능토록 허용하게 된다.
또한 현재 10개사항 15개 항목으로 세분화 돼 있는 질적심사요건을 원칙중심의 5개 사항으로 포괄해 단순화하고, 심사청구 후 3개월 이내 결과를 통지했던 현행 심사결과 통지기간도 2개월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정은윤 금감원 공시감독국장은 "예를 들어 2008년도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전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2년전부터 준비해야하지만 앞으로는 당해연도에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설립 후 3년 미만인 경우 상장이 불가능했던 부분도 실질적인 영업기간을 고려해 3년기준을 판단키로 했으며, 기업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상장전 유·무상증자 제한을 폐지하고 50% 미만시 상장이 불가능했던 유보율 요건도 폐지키로 했다.
외국기업의 상장요건도 완화돼 외국지주회사가 상장할 경우 지주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자회사의 개별·연결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던 것을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연결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만 제출을 요구하게 된다.
상장요건과 함께 기업의 상장폐지요건도 강화돼 부실기업은 과감히 퇴출되도록 할 방침이다.
김주현 국장은 "일부 기업의 경우 자본잠식시 사채나 감자를 통해 퇴출을 모면하는 경우가 있다"며 "형식적 요건에 따라 결정되는 상장폐지 요건에 대해 적정성 심사를 실시해 부실기업의 조기퇴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행 퇴출기준인 3년연속 대규모 경상손실 및 자기자본, 시가총액 등의 요건이 강화되고 불필요한 퇴출요건은 폐지된다.
금감위는 이번 상장·퇴출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를 거쳐 금년말부터 내년상반기까지 관련규정을 개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