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초기 회계법인의 선도·계도적 자문 절대적으로 필요"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시 지배회사가 부담하는 연결종속회사에 대한 리스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배회사에 회계정보 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15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공동 주최한 '국제회계기준도입에 따른 기업대응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연결중심의 공시제도를 도입할 경우 지배회사가 연결종속회사에 포함돼 있는 리스크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며 "따라서 지배회사에게 종속회사에 대한 회계정보요구권을 부여해 이러한 책임에 상응한 권한을 보유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원장은 "국제회계기준은 개별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개별재무제표에 근거한 증권거래법, 외감법 등 현행법규와 공시제도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업무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제반법규와 제도를 함께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은 의결권 있는 지분율 50% 초과기준과 실질지배력으로 연결범위를 규정하고 있고, 연결대상 여부 판단시 종속회사의 형태나 자산규모에도 제한이 없어 우리나라의 연결작성범위와 차이가 존재한다"며 "우선 현행 외감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결범위를 국제회계기준의 연결범위와 일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현행 증권거래법에서는 분·반기보고서는 개별기준으로 작성토록 하고 있는데 이를 순차적으로 조정해 궁극적으로 모든 정기보고서가 연결기준으로 작성되도록 하고, 필요사항에 대해서는 비재무사항도 연결기준으로 공시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은 회계 패러다임이 바뀌는 큰 이벤트로 단순히 한 두개의 기업회계기준서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이는 기업내부의 통합관리 및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은 현행기준과는 달리 구체적인 회계지침이 제시되지 않으며 복수의 회계처리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3000여개 이상의 공지사항을 두고 각 회계처리의 판단 근거, 민감도 분석 등 전문지식과 판단이 필요한 질적 수준이 높은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며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시 기업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회사전반의 재점검, 새로운 시스템 구축 및 회계자문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이러한 비용들은 기업의 회계투명성 제고와 기업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중장기적인 접근인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의 시행준비는 무엇보다도 상장기업이 해나가야 하겠지만 제도초기에는 회계법인의 선도 내지 계도적 자문이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회계법인과 상장법인은 물과 물고기의 관계로 상장법인이 잘못되면 회계법인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