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국세청은 "세파라치가 포상금 제도를 악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경계하면서도 "세파라치들은 자영업자들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는 현상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만큼, 성실한 현금영수증 발급이 최선의 자구책"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피해업체들도 "세파라치들에게 피해를 본 것은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 잘못을 탓할 만도 아니다"며 "상인들에게도 일정부문 책임이 있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자발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나갈 계획"이라며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소탐(小貪)하다가 대실(大失)한 것…성실이 최선의 방어
세파라치들의 공격에 대해 상인들이 입는 피해를 줄일 수는 없는 걸까. 이에 대해 국세청은 "상인들이 세파라치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것은 소탐대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실한 사업자에겐 세파라치들이 끼여들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형원 국세청 전자세원팀장은 "무엇보다 사업자들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기피해서는 안된다"며 "눈에 보이는 작은 이익을 쫓다가 과태료 등 큰 피해를 입는 것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파라치들이 현금영수증이 필요없는 것처럼 유도 내지 함정을 팔 경우엔 국세청이 지난 3월부터 마련한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를 활용하면 아무런 불이익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강 팀장의 설명이다.
현금영수증 자진발급제는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하지 않은 소비자에 대해 가게 등 가맹점이 국세청에 현금영수증을 자진해서 발급할 수 있는 제도.
이 제도는 소비자가 거래당시 현금영수증을 요청하지 않아 가맹점이 소비자 신분을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가맹점은 국세청이 지정한 코드값(010-000-1234)으로 현금영수증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맹점이 자진 발급한 현금영수증의 경우 소비자는 뒤늦게 연말정산 등을 위해 현금영수증 상담센터(1544-2020)에 거래증빙을 신고하면, 곧바로 소비자 발급분으로 전환돼 연말정산시 소득공제가 가능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 조세전문가들, "상인에게 인센티브 더 줘야"
기승을 부리는 세파라치들과 관련 조세전문가들은 "세파라치는 소득노출로 현금영수증 발급을 꺼리는 상인을 노리는 것"이라며 "상인들이 떳떳하게 소득을 노출시키도록 일정한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종철 세무사는 "현금영수증이나 신용카드 영수증 발급은 상인들이 카드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꺼리는 것일 수도 있다"며 "카드수수료를 낮춰주거나 부가세 신고를 할 때 세액공제를 2% 인상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득세 신고할 때 매출부분 중에서 현금영수증이 차지하는 비율을 소득세에서 감면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인들에게 소득세와 부가세 부담을 줄어주는 방향을 신중하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세무사도 "부가가치세율 10%는 높기 때문에 1%정도는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세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경우 과표노출을 결코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세수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세정책기관인 재경부에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요식업중앙회에서 현행 음식업과 숙박업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과 의제매입세액공제 혜택을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 피해업체들, "누구를 탓하랴" 自省
세파라치에게서 피해를 입었다는 한 금은방 관계자는 "세파라치가 이 제도를 악용한 것은 잘못이지만, 따지고 보면 발급기피 상인들도 일정 책임이 있어서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며 "이번 기회로 현금영수증을 잘 끊어주자는 상인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현금영수증자진발급제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를 모르는 사업자들이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