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대주그룹 허재호(65)회장에 대해 청구된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광주지법 영장전담 김환수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서 허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허 회장이 받고 있는 500억 원대 조세포탈과 100억 원대 횡령 혐의에 대한 심문과 검찰이 제출한 영장 청구서, 수사 기록 등을 검토한 뒤 "증거 인멸과 도주 염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나 증거가 충분하고,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명확하지 않아 피의자가 (횡령을 했는지) 다툴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주그룹이 사실상 허 회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관련 기업도 많아 허 회장이 구속될 경우 관련 종사자들의 신분상 지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구속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허 회장이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 영장을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실질심사를 마친 뒤 "탈세 부분은 인정했고 횡령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말했으니 (사실대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며 대주그룹도 총수가 구속될 경우 예상되는 대외 신인도 추락 등에 따른 위기를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허 회장은 2005∼2006년 이뤄진 대주건설과 대주주택의 508억 원 규모의 탈세에 개입한 혐의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아파트 공사에 시공사로 참여해 연대보증과 사업자금 지원 등의 대가로 받은 121억 원 가운데 100억 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