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세법 개정안도 내년 시행 어려워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법인세 차등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21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산업자원부가 제출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입법 보류됐다. 이에 따라 올해 내 법안 통과가 어렵게됐으며, 관련 부수법안들도 모두 내년 시행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날 입법이 보류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는 전국을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4개 유형으로 분류해 재정·행정적 지원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 이 법안이 개정돼야 재정경제부에서 추진중인 지역별 법인세 차등세율 적용도 함께 추진될 수 있는 것.
현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는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지방이전 세액감면 보완 ▲대기업 지방이전 신설사업장에 대한 감면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며, 이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현재 재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1등급(낙후지역)에 70% ▲2등급(정체지역)에 50% ▲3등급(성장지역)에 30%의 법인세액을 감면해주고, 4등급(발전지역)에 대해서는 감면혜택을 주지 않는 방안이 담겨 있다.
즉 지방기업에게 법인세 감면혜택을 늘리는 반면, 수도권 지역에는 기존의 감면혜택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개정될 예정이어서 수도권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 법안 보류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기에서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무산돼 법인세 차등세율 적용 등 관련 법안들은 모두 내년 시행이 어렵게 됐다"며 "이르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겠지만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가 심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중점 추진과제였던 국가 균형발전정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방기업에 대한 법인세 차등세율 적용방안은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이 최초 제안한 이후,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정부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지난 9월 국회에 제출됐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토론회에서 "지방이전기업에 세제혜택을 30년 한 50년 줘라. 5년, 10년 가지고 무슨 혜택이냐. 그래도 제도니까 뭐 기한이 꼭 필요하다면 항구적인 제도로 가자"며 정부의 강력한 균형발전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