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1000만원 이상 고액지방세체납자의 금융자산보유현황을 경기도로부터 통보 받고도 이를 제 때 해당구청에 통보하지 않아 수억원의 지방세체납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남시 분당구 등 3개 구청에서는 성남시로부터 분기별로 통보 받은 금융자산조회자료를 1년이 넘게 방치, 고액체납자 20명이 보유한 금융자산에 대한 채권보전조치에 늑장을 부리는 등 체납처분 업무처리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1일 지난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성남시에 대한 집중적인 기관운영감사를 벌인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지방세 고액체납자의 금융자산 조회자료 처리 부적정 등 20개 부분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재정규모가 2조4644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지자체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방세 고액체납자가 보유한 금융자산 조사를 위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기별로 1000만원 이상 체납자에 대해 금융기관에 금융자산보유현황을 의뢰, 그 결과에 대해 해당 시·군에 지방세체납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에서 넘겨받은 금융자산 조회결과 자료를 지방세 체납처분업무를 집행하고 있는 관내 분당구 등 각 구청에 즉시 시달, 채권보전조치를 하도록 하고 이를 지체해서 채권보전조치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성남시는 지난 2005년 하반기 경기도로부터 금융자산 조회결과 자료를 통보 받았지만, 이를 분당구 등 3개 구에 넘겨주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19명으로부터 7851만원의 지방세를 확보할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사는 A씨의 경우 주민세 2724만원을 체납하고 있었지만 분당구는 "A씨는 B은행 특판정기예금 7098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기도가 이미 2005년 11월 이미 성남시에 통보한 금융조회자료를 알지 못했다.
이후 분당구는 지난해 3월8일에야 성남시의 금융조회자료를 통보 받고 압류조치에 나섰지만, A씨는 바로 10여일 전인 2월20일 계좌를 중도 해지했기 때문에 채권보전조치에 실패했다. 이 돈이 공무원 개인 돈이었으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 일어난 것.
감사원은 "A씨 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이미 통보한 지방세 고액체납자 26명이 보유한 금융자산 3억3794만원을 감사원 감사 때도 압류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압류했다"며 "19명이 1억1945만원이 있는 사실을 통보 받고도, 늑장으로 7852만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늑장처리 문제는 성남시 관내 구청도 마찬가지. 분당구 등 3개 구는 "510회에 걸쳐 20억347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고액체납자 20명이 12억529만원이 있다"는 금융자산 조회자료를 통보 받고도 제 때 처리를 하지 않아 7억4249만원에 대한 압류기회를 놓쳤다.
성남시는 이와 함께 자동차의무보험 가입지연 과태료 부과·수납업무 담당자가 과태료를 성남시 계좌가 아닌 일반 보통예금계좌로 받아, 81만5000원을 횡령하는 등 직원들의 도덕적인 문제를 포함 20개 부분에서 감사원의 징계·주의·시정·권고조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