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했던 대로 한상률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자녀들의 위장취업 탈세문제와 관련한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세가 '메인 메뉴'로 자리잡고 국세청장 후보자 본인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은 '양념'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한상률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에 나선 한 후보자는 국세청 운영방안에 대한 포부를 강력히 피력했다. 한 후보자는 비리유인이 많은 '인사·조사'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선포했다.
아울러 한 후보자는 "국세청의 권위형 리더쉽 체제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청장의 모든 권위와 권한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권위형 리더쉽을 버리고 감성 리더쉽, 섬기는 리더쉽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 이명박 후보 '위장취업' 세무조사 공방=이 날 인사청문회에 나선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재경위원들은 한 후보자에 대한 정책질의 형식을 빌어 이 후보의 위장취업 탈세의혹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국세청에서 적극적인 세무조사 등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신당 의원들은 "자녀 위장취업 문제는 전형적인 탈세범들의 행위에 속한다"며 "국세청이 적극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의혹을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후보에 대한 정치공세는)유세장에 가서 하라.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국세청 '삼성장학생' 실존여부도 논란=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계기로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한 삼성그룹의 대국세청 공직자 등에 대한 로비의 실체 문제도 논란거리가 됐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삼성의 국세청 로비금액은 다른 기관과는 달리 `0'이 하나 더 붙는다고 한다"며 "국세청 내의 '삼성장학생'을 파악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신당 문석호 의원도 "국세청내 삼성장학생이 실제로 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하겠는가"라며 "즉각 독립적 감찰기구를 구성해 자체조사를 실시하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삼성장학생 실존은)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세청 직원 중 삼성장학생이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검찰수사 의뢰 등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이번 주중 취임 가능할 듯=당초 재경위는 이 달 30일 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를 최종 채택할 예정이었다. 이에 국세청장의 정식 취임이 12월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당초의 방침을 수정, 27일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직후 한상률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한상률 국세청장 후보자는 총리 및 대통령 인준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중 정식으로 국세청장에 취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