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후 6개월 이내 반환하면 과세 제외
최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두 딸의 명의로 주식과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신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경우 문 후보의 증여세 과세문제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문 후보의 큰 딸이 삼성전자 주식 300주와 POSCO 주식 50주 등 1억9995만원의 주식과 9450만원의 정기예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은 딸은 삼성전자 주식 320주 등 1억9616만원의 주식과 9455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고 신고됐다.
두 딸의 보유 재산을 모두 합하면 주식 3억9611만원, 예금 재산 1억8905만원 등 5억8516만원.
2일 조세전문가들에 따르면 문 후보의 경우 자녀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여세 과세대상이다.
현행 상속·증여세법 제45조의 2(명의재산의 증여의제)에는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르거나 타인의 명의로 재산을 등기한 경우에는 그 재산가액을 증여한 것으로 간주하며, 조세회피목적이 있느냐의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따져서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보게 된다.
주식명의신탁에 대해 국세청에서는 대개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간주, 과세하고 있으며 간혹 납세자와 국세청 사이의 다툼이 생기지만, 이 경우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이 명의자에게 있어 인용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대법원 2005두3882, 2005.7.22).
문 후보측은 "투자전문가의 자문에 따라 절세 목적으로 명의만 두 딸의 명의로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문 후보측에서는 "중앙선관위 신고 기준일인 2006년 12월 말에는 재산이 자녀 명의로 돼있었지만 그 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지금은 문 후보 명의로 정리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
이렇게 증여한 재산을 다시 반환할 경우에는 '신탁해지'로 간주, 증여세 과세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 제31조에는 증여재산을 증여세 신고기한(3개월) 경과 후 3개월 이내에 반환하거나 증여자에게 다시 증여하는 경우, 반환하거나 재증여하는 것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돼 있다.
즉 증여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반환하거나 재증여하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것.
한 조세전문가는 "자녀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가 6개월 이내에 본인 명의로 반환했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6개월이 넘었다면 당초 증여와 재증여에 대해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일가의 총액 3억9611만원의 주식에 대해 애초 증여한 것에 대한 증여세 4722만원과 다시 돌려준 증여세 6322만원 등 총 1억1044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