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근로자들이 '13번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이와 함께 연말정산 때마다 잊지 않고 나오는 가짜 기부금 영수증 제출을 통한 '부당공제' 문제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국세청은 2일 "1200만 근로자들이 연말정산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마칠 수 있도록 '종이가 필요 없는(Paperless)' 연말정산 신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은 소득공제 자료를 국세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출력해 제출하면 편리하게 연말정산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근로자 연말정산시 필요한 달라진 제도 내용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 및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 게재할 방침이다.
근로자들의 연말정산 편의성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한편으로 국세청은 각종 소득공제 적정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부 근로자들이 ▲불공제 대상인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 공제신청 ▲실제 기부하거나 지출한 사실이 없는 가짜 영수증으로 공제신청 ▲기부금이나 의료비 지급명세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잘못 기재하는 등 착오 신고를 사후관리 할 계획이다.
'기부금'과 관련한 부당공제 사례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후관리 및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국세청은 밝혔다. 실제로 기부금 영수증 발급단체 실태파악을 위한 표본점검 결과 일부에서 허위 영수증 발행사례가 발견되는 등 부당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짜 기부금 영수증 희망자 '공개모집…'간 큰 종교단체=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종교단체 등에서 ▲실제 기부한 금액 이상으로 과다하게 영수증 발급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허위 영수증을 판매하는 등 문란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부금 수령단체가 의도적으로 수수료를 받고 허위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기부금 수령단체의 전국 산하단체가 기부금수령단체 명의를 도용, 허위 영수증을 발급하는 사례가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혔다.
실제로 울산시에 소재한 A종교단체는 '연말정산용 기부금 영수증 희망자 모집'이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근로자들의 부정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체는 지난해 연말정산시 영수증 발행금액의 1% 상당액을 수수료로 챙겨 200만원-500만원 정액 영수증 7363건, 총 202억8000만원 상당의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전국 5271명 근로자에게 발급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단체의 이 같은 '간 큰' 불법영업은 국세청 조사망에 걸렸고 국세청은 종교단체 대표 등을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한편 기부금 허위영수증 발행에 따른 가산세 1억8400만원을 추징했다.
아울러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사서 부당공제를 받은 근로자들에게도 총 33억2200만원의 부당환급액을 추징했다.
□ 허위 영수증 부당공제, 철저히 색출할 것=이승호 국세청 원천세과장은 "허위 영수증을 수수하면 근로자는 가산세(10%)부담은 물론 근무회사의 윤리경영위반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영수증 발급단체도 고율의 가산세와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부단체가 허위 영수증을 발행할 경우 발행금액의 1%, 영수증 발행내역을 보관하지 않을 경우 0.1%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이 과장은 "앞으로도 연말정산 성실도 전반을 전산관리하는 한편 근로자들이 매년 제출하는 기부금명세서를 전산분석하면서 기부금 영수증 발급단체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병행 추진해 부당한 기부금 공제를 중점관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