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당시 늑장조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금융감독당국이 조사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불공정 거래의 전력자 관리방안도 마련할 예정이어서 전력자들의 명단공개 및 증시참여 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2일 불공정 거래에 대한 사후적발 위주의 현행 조사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을 단장으로 정순섭 서울대교수, 한양대 길재욱 교수 등 학계 전문가와 업계 외부전문가 등 26명이 참여한 '조사업무 선진화 T/F'는 앞으로 불공정 거래 조사업무의 투명화, 선제적 조사방식으로의 전환, 제재의 실효성 확보 등의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T/F팀은 우선 조사일지작성, 조사매뉴얼의 정교화 등을 통해 조사절차를 투명화 하고, 증권거래소의 사전 예방시스템의 정교화 등 불건전 주문정보에 대해 신속한 대응체제를 마련키로 했다.
현재 주가조작 조사는 우선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이상매매 징후를 포착하고 혐의계좌간 연관성을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금감원은 이를 넘겨받아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위법성이 밝혀지면 관련 내용을 다시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하는 3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조사기간 단축을 위해 주가조작 금액이 크거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건의 경우 거래소의 사전심리 단계부터 금감원이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해 조사기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것.
금감원은 또한 주가조작 전력자의 증시 참여를 제한하는 등의 전력자 재범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사 착수시 주요사건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해 규모가 크고 중요도가 있는 사건이 조사순서를 기다리느라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부당이득의 효율적인 환수를 위해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등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금전적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연구된다.
전홍렬 부원장은 "최근에는 불공정거래의 피해규모가 크고 속도가 빨라서 사후조치가 늦고 처벌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며 "증권시장의 생명은 건전성인 만큼 전력자에 대한 재범방지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거래소와 합동으로 조사방식을 전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