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1600만원 '최고'…이명박 후보는 공개거절
각 후보진영 "법에서 정한 세금, 신고기한내에 납부할 것"
2007년분 종합부동산세 신고·납부가 지난 12월1일부터(12월17일 신고·납부종료) 시작된 가운데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 각 진영 대선 후보들의 종합부동산세 납부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당한 재력가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장고(長考) 끝에 후보 단일화 논의개시를 선언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의 경우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국세청으로부터 꽤 큰 액수가 적힌 종부세 신고안내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 정동영 후보 등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부동산 보유내역을 기준으로 볼 때 모두 종부세 대상자에 해당, 이명박·문국현 후보와 함께 국세청의 종부세 신고안내문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5일 유력한 대선 후보들의 2007년 종부세 납부액을 취재한 결과 이들 종부세 납부대상 후보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이었다.
□ 대선 후보들, 부동산 보유액은 얼마?=기호 1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185.09㎡(56평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신고된 공시지가는 6억8000만원.
그러나 지난해 12월31일 기준이기 때문에 올해 공시지가는 이 보다 더 높은 8억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고향인 전북 순창군 등 일대에 전·답·임야 등을 소유하고 있지만 액수는 그리 크지 않다(신고금액 6500여만원).
기호 2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부인인 김윤옥 여사 명의의 토지(강남구 논현동 소재)가액만 11억5700여만원이며 자신 명의로 51억2800여만원에 달하는 단독주택(강남구 논현동 소재)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토지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31일 기준이다. 따라서 종부세는 올해 재평가된 공시가격에 따라 계산돼 납부해야 한다. '위장취업' 논란을 빚었던 빌딩 3채도 신고하기는 했지만 현행 법상 빌딩은 종부세 납부대상 재산목록이 아니다.
기호 4번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 단독주택을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신고한 가액(2006년 12월31일 기준 공시지가)은 13억3000만원이다. 이외에 토지 등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
현재 정동영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본인 명의의 강남구 도곡동 소재 134.9㎡(50평형) 아파트 가액을 15억9300만원으로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토지(전, 과수원 등)도 신고했으나 공시지가는 1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본인 명의로 토지 12억2500만원(2006년 12월31일 공시지가), 충남 예산 소재 주택(1억3400만원) 및 서울 동빙고동 아파트(6억400만원)를 신고했다. 또 배우자 명의로 서울 서빙고동 아파트 전세권(5억원), 장남 소유의 성북동 주택(7억2000만원-1/2공유)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 각 후보들 종부세 납부액은 얼마일까?=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경우 지난해 53만여원의 종부세를 납부했지만(선관위 신고액, 재산세 등 합계) 올해는 공시지가 상승 등의 여파로 종부세만 162만9931원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측은 신고기한 내에 관할인 서대문세무서에 세금을 납부할 계획이라고 전해왔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지난해 종부세 등을 합쳐 553만1000원을 납부했다고 선관위에 신고했지만 올해는 종부세만 773만1140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도 기한 내에 세금을 완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종부세액만 1601만6523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도곡동 소재 아파트 등에 따른 종부세액"이라며 "이번 주중(12월7일까지) 납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지난해 568만여원을 종부세 및 재산세 등으로 납부했다고 선관위에 신고했지만 올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신고안내문에 반영된 종부세액은 637만5000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세금을 관할 세무서(용산)에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난해 5061만여원을 종부세와 재산세 명목으로 냈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그러나 올해 종부세액 공개요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공개를 거절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알 수 없다"며 "다만 신고납부기한인 오는 17일까지 세금을 낼 것"이라고 전해왔다. 다만 공시지가 상승분 등이 반영되면서 올해 이 후보가 내야할 종부세액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각 후보들의 '종부세' 정책 스탠스는?=많게는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종부세 폭탄(?)'을 맞은 각 후보들은 그러나 종부세 정책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골격은 유지한 채 일정 부분 완화를 정책 스탠스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한 때 종부세 재검토를 시사하기도 했지만 현행 골격을 유지하면서 장기보유 1세대1주택자에 대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를 공약을 내세웠으며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할증제'를 적용해 부담을 다소 높이겠다고 밝혔다. 종부세 명칭을 '서민주거복지세'로 변경해 재원을 공공주택 건설에 쓰겠다고 공약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종부세 유지에 무게를 실었으며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장기보유 1주택자 종부세 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완화를 공약했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종부세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장기보유자 등에 대한 종부세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