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감소 우려, 재원마련 관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조세제도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형평성 제고"를 조세정책의 기치로 내걸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지원으로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
특히 법인세는 단순한 세율인하가 아닌 과표기준을 대폭 조정해 대규모 감세를 공약하고 있다. 현재 1억원인 법인세 과표 기준(1억원 이하 13%, 1억원 초과 25%)을 10억원, 100억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해 100억원 이하 기업에게 최대 10%이상의 법인세 인하를 약속했다.
문제는 엄청난 법인세 감세에 따른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
반면 부동산 분야에서는 토지 및 건물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임차료 임대소득세 과세 등 감세보다는 세원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업용·업무용 임대에 대한 철저한 세원조사와 함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의 현실화를 위해 전세보증금(1억원 이상)에 간주임대료(정기예금이자)를 산출해 과세하고, 50만원 이상의 월세수익에도 과세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임대차계약 신고제를 도입해 매매계약과 마찬가지로 모든 임대차계약을 신고하도록 해 세원을 포착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도 유류세 인하 공약은 빠뜨리지 않았다. 문 후보는 다만 유가가 일정수준 이상 폭등할 경우에 한한 한시적인 유류세 30% 인하를 약속했으며 원칙적으로는 유류세를 폐지하되 추후 환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법인세 과표기준 100배의 변화=문 후보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법인세 부담 완화다.
이번 대선 후보들이 너도나도 법인세율 인하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특별한 공약이 아닌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문 후보의 경우 단순한 세율 인하가 아닌 과표기준의 변화를 공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과표 100억원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과표 1억원 이하 13%, 1억원 초과 25%인 법인세율을 10억원이하 10%, 100억원 이하 15%, 100억원 이상 25%로 세율을 조정해 규모가 적은 중소기업을 우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과표 1억원 초과는 무조건 25%인 법인세율 과표기준을 100배인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셈이어서 엄청난 법인세 감세 정책이 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는 대기업인 100억원 이상의 기업에 대한 세율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위한 세제 개혁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1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들에게는 최고 10% 법인세 인하라는 엄청난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문 후보측은 "2005년 총 33만개 법인 중 법인세 과표 100억원 이상 기업은 1000개에 불과했으나 이들이 낸 법인세는 전체의 75%를 차지한다"며 세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싱가포르 등 경쟁국들이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족한 세수는 법인세 인하효과를 얻은 기업들의 성장으로 충분히 보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법인세 인하가 가져올 구체적인 세수부족과 이에 대한 재원마련 방안은 내 놓지 않았으며,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의 범위가 아주 넓어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세수보전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법인세의 현행 1억원 과표구간 기준을 10억, 100억으로 올리고 10~25%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파격적 감세"라며 "엄청난 세수감소가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원마련 방안이 절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인세 감면으로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투자유발 및 고용창출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조세 학자는 "법인세 인하가 투자확대와 세수증대로 연결된다는 주장은 미국 레이건 정부시절 공급주의 경제학에서 세율과 세수간의 상관관계를 근거로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실증적 추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율 인하로 세수가 증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