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기소)씨는 “사업상 필요한 로비를 위해 자동차 트렁크에 늘 1천만∼2천만원씩은 넣고 다녔다”고 말해 재개발사업을 하며 무차별적으로 벌인 전방위 로비의 실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케 했다.
그는 17일 오후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비서관에 대한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정 전 비서관측 변호인의 직접신문에서 금품전달 수법 등에 대해 진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자동차 트렁크에 평소 1천만에서 2천만원의 현금을 넣고 다녔으며 지난해 12월 31일 정 전 비서관에게 돈을 건넬때도 트렁크에 보관했던 돈을 꺼내 쇼핑백에 넣어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변호인이 “어떤 쇼핑백이냐”고 묻자 “아르마니 넥타이를 담는 소형 쇼핑백”이라고 대답한 뒤 “현금 1천만원을 넣기에 딱 좋아 점원에게 여러 개를 얻어 (트렁크에)넣어두고 사용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 2월22일 운전기사를 시켜 정 전 비서관측에 1천만원을 전달할때도 이 쇼핑백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보다 큰 돈을 줄 때는 아예 돈가방째 전달하는 ’통 큰’ 수법을 사용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26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알게 된 정상곤(53.구속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과 저녁식사를 한 뒤 정 전 청장이 탄 택시 문을 열고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던져 넣었다.
또 지난 6월30일 이위준 연제구청장에게도 1억원이 든 돈가방을 식사 자리에 놓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바람에 이 청장이 이틀이나 김씨를 수소문해 겨우 돌려주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