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법인세·부동산세제 인하 등 '감세' 방안 쏟아질 듯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 고의 탈세 가산세율 40→100% 중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그동안 조세분야에 대한 공약을 통해 전면적인 조세개혁을 표방해왔다. 현행 국세와 지방세의 세목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조세체계를 정비하고, 경제와 서민을 살리기 위한 '감세방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밑그림을 제시했다.
이 당선자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기치에 걸맞게 법인세율을 인하해 기업 부담을 줄여주고, 유류세와 부동산 관련 세제 역시 완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연말정산에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혜택을 늘리는 등 서민 세부담 경감방안도 내놨다.
국세행정 분야에서는 국세청장 임기제를 도입하는 등 중립적인 여건을 마련하고, 고의적 탈세에 대한 가산세율을 현행 40%에서 100%로 인상하는 등 '탈세'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도 담겨 있다.
결국 이 후보는 감세와 조세개혁을 표방하고 있는데, 향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존에 내놓은 공약을 토대로 구체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 조세체계 전면 정비‥세목 30→15개로 축소= 이 당선자는 그동안 세제간소화 차원에서 학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거론돼 온 세목 통폐합과 목적세 정비 등 조세개혁방안을 내놓고, 인수위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행 법인세와 소득세 등 국세 14개 세목과 재산세와 취·등록세 등 지방세 16개 세목 등 30개 세목에 대해 목적세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추진, 전체 세목의 개수를 절반으로 축소키로 했다.
국세 중 특별소비세, 주세,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지방세 중 레저세, 담배소비세, 주행세 등이 국세인 소비세로 통합된다.
또 지방세 중 재산세, 자동차세, 도시계획세, 공동시설세, 재산할 사업소세 등은 지방세인 재산보유세로 통합되고, 취득세와 등록세는 취득세로 일원화된다. 주민세(소득할)와 사업소세(종업원할) 등은 지방소득세(지방세)로 합쳐진다.
이밖에 국세인 소득세와 지방세인 농업소득세는 개인소득세(국세)로 통합되며, 부가세(Sur-tax)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지방교육세는 본세로 통합되는 대신 균등할 주민세와 도축세 등은 폐지된다.
국세 중 법인세와 상속세, 증여세, 부가가치세, 인지세, 증권거래세, 관세와 지방세 중 면허세, 지역개발세 등은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조세체계 정비방안은 단지 세목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국세와 지방세 전반에 대한 손질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조세개혁' 수준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 조세전문가는 "국세를 지방세와 통폐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세제 전체를 뜯어고쳐야 하는 문제라서 굉장한 작업이 될 것"이라며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의 업무조율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법인세도 인하, 소득공제 확대= 기업경영인 출신인 이 당선자는 기업들의 세부담 경감을 위한 법인세 인하공약도 내놨다.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20%로 5%P 인하하고, 낮은단계의 세율은 '1억 이하 13%'에서 '2억 이하 10%'로 조정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최저한세율도 10%에서 8%로 내리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반에 걸친 세부담 경감방안이 제시됐다.
이러한 감세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고, 세원양성화를 추진해 과세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실적에 맞춰 소득세율도 다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근로자의 연말정산에서 적용되고 있는 주택마련, 교육비, 의료비에 대한 소득공제폭을 늘리고, 이러한 혜택을 사업자에도 주는 제도를 마련키로 하는 등 분야별 감세방안도 대거 포함됐다.
□ 유류세·부동산세제도 결국 완화= 참여정부의 '난공불락(難攻不落)' 세제였던 유류세와 부동산 관련 세제도 전면적인 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서민생활 보호를 위해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세와 등유 특별소비세를 전체적으로 10% 인하하고, 저소득층에게 인하효과가 집중될 수 있도록 바우처(이용권)제도를 운영해 실질적으로 20%까지 효과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택시와 장애인용 차량에 쓰는 LPG와 취사용·난방용 LPG, 도시가스의 특소세도 모두 폐지키로 했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도 장기보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감면하고, 특히 양도세의 경우에는 부동산을 장기 보유할수록 누진적으로 인하토록 했다.
그동안 재정경제부에서는 유류세와 부동산 세제에 대한 인하 불가 입장을 고수해 온 가운데, 이 당선자의 유류세와 부동산 세제에 대한 완화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인수위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조세행정 '쇄신'‥국세청장 임기제 도입= 선거운동 시절 '친인척 재산검증' 문제에 시달렸던 이 당선자의 입장에서는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문제가 시급한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중립적인 조세행정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국세청장 임기제(2년)을 도입키로 했다. 현재까지 총론만 제시돼 있으며, 세부적인 방안은 인수위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의적 탈세에 대한 가산세율을 현행 40%에서 100%로 인상하고, 국세청의 행정력을 탈세방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과학적으로 엄정하게 하며, 자의적·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는 금지토록 하는 등 투명한 조세행정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