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주 주요 계열사의 조직을 4개 사내독립기업제(CIC)로 개편하고 임원 직급을 없애는 내용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으며 조만간 그에 맞춰 하부 조직 교통정리와 인사를 할 예정이다.
CIC는 사내 조직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부문과 비슷하지만 각 CIC에서 회계와 인사 등 개별 회사를 운영할 때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즉, 각 CIC별로 성과를 관리하고 그에 맞춰 인력을 배치하거나 성과급을 지급하고 필요할 때는 구조조정을 하는 구조이며 각 CIC 대표에 대해서는 CEO가 평가를 내린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에 배당과 투자수익을 꾸준히 안겨줄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했으며 최태원 회장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말했다.
각 계열사마다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기능을 심어놓고 CEO가 직접 챙기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일부에서 CEO 아래에 또 다시 CIC 사장이 있다는 점에서 '옥상옥' 내지는 지나친 관료화라는 지적을 제기하는데 대해 이 관계자는 "1년만 지나면 효과가 드러날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전사 차원에서 이익관리를 했기 때문에 대충 묻어가는 사업들이 있었지만 CIC 제도 도입 이후에는 그런 조직들을 떼어내는 등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SK그룹은 이와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업문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SKMS 관리와 인력 기능을 묶은 기업문화실을 각 계열사마다 설치했다.
SK그룹은 또 임원 인사관리를 직책 중심으로 전환해 상무, 전무 등의 직위를 없애고 관장하는 조직의 범위와 권한,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처우를 해주기로 했다.
SK 계열사 한 관계자는 "직급과 승진에 얽매이다보면 임원이 너무 많아져서 실제 일을 할 사람이 없어지고 직급에 맞는 대우 등만 따지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CEO 후보군을 키우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계열사간에 교류함으로써 다른 계열사의 사정을 익히게 하고 능력을 검증하며 이후 CIC장으로 선임해 관리자로서 자질을 평가하기로 했다.
SK는 이번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 10월 열린 제주도 CEO세미나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고 각 직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난주부터 각 계열사 CEO와 CIC장들이 사내 방송에 직접 출연해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