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공익법인의 동일기업 주식 보유한도를 인상(5%→10%)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국회 재경위 소위를 통과된 가운데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는 27일 법개정으로 재벌이 세금 없이 편법 상속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비판에 나섰다.
참여연대는 "공익법인은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과 함께 재벌총수의 우호지분으로 활동할 수 있다"며 "공익법인의 동일기업 지분 취득한도가 5%에서 10%로 늘어난 만큼 상속·증여세 부담 없이 계열기업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현행 상증세법은 공익법인이 동일기업의 주식을 5%이상 취득할 때 그 초과분에 대해 증여세를 납부하게 돼 있어 공익법인이 상증세 부담 없이 계열기업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공익법인에 특정기업의 주식을 넘기게 되면 세금 없이 부와 경영권을 상속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주장.
참여연대는 "특정 기업 주식을 10% 가량 소유한 공익법인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감시를 받지 않은 채 총수일가의 지분을 보완한다면 특정 재벌가의 2세, 3세는 특정기업을 상속증여세 없이 세습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법 개정에 대해 정부와 재계는 공익법인의 기부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면서 "실제로 대규모 집단 소속 36개 공익법인이 보유하는 81개 계열사 주식의 공정가액대비 배당금 비율은 평균 1.30%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회는 공익법인의 동일기업 지분 취득한도를 현행 5%에서 20%로 늘리는 2007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상속증여세 없이도 사실상 지주회사로 기능하는 공익법인이 영리적 목적으로 그룹의 전략적 경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삼성 이건희 일가의 불법세습 등이 특검의 수사대상이 된 마당에 재벌총수 일가에게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을 가능하게 하는 선물을 주는 것으로 17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마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