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9일 금융회사 대표들에게 "한국 금융이 많은 발전을 했다고 하는데 세계수준에 비하면 30∼40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우리 금융이 투자관련 기능은 많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금융사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금융계가 좀 기여해야 할 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산업 자체가 크게 발전해서 선진화 돼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그러한 점에서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새 정부는 금융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규제를 푼다는 것으로 그런 관점에서 정부가 할 일은 앞으로 해 나가겠다"며 "좋은 얘기를 해주면 법을 바꿀 것은 바꾸고, 규제를 없앨 것은 없애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진행을 담당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유럽의 강소국인 스위스나 네덜란드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변 강대국의 거대 금융그룹에 맞서기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을 정책적으로 키웠다"며 "우리도 일본, 중국의 거대 금융그룹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현재 인수위가 진행중인 국책은행의 민영화가 대형 금융그룹을 육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주의 맥쿼리 은행이 호주의 대형 SOC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며 "대운하 프로젝트와 같은 국책사업에 국내 금융사들이 국제금융조달에 기간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미국은 금융서비스 현대화법에서 겸업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는 금융지주회사지만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할 수 없다"며 "최근 자본시장통합법이 통과되면서 증권 쪽에는 네거티브, 보험은 아직도 포지티브 시스템이기 때문에 올해 바뀌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하영구 한국시티은행장, 이화원 대구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과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박현주 미래에셋 사장,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