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탈루율 46.2%, "30%이하 내려갈때까지 계속 조사"
국세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권교체'라는 민감한 시기, 잔뜩 웅크리기는커녕 공격적인 세무조사 착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상자들은 일반 기업이 아닌 전문직 사업자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불성실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시에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국세청은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변호사, 유흥업소, 병·의원업자 등 199명에 대한 제7차 기획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지난 2005년 12월부터 시작,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대규모 기획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상대적으로 세원투명성이 낮은 고소득 자영업자들을 손 봐 성실납세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2000명에 가까운 고소득 자영업자들을 조사해 1조원이 넘는 탈루세금을 찾아내 추징했지만, 여전히 (조사대상자)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탈루율이 50%에 육박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이 30%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기획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국세청의 압박이 더욱 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7차 세무조사 대상자들은?=국세청은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조사요원들을 동원, 199명의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전문직 사업자, 현금수입업종 사업자 등이 '주요 타겟'.
구체적으로 비보험수입 등 탈루혐의가 큰 성형외과, 치과 등 병·의원 및 성공보수 신고누락 '전문' 변호사, 건축사 등 전문직 사업자 48명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또 현금수입업종 중 '모자(명의)' 바꿔 쓰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유흥업소와 웨딩업종, 입시학원 업자 등 54명도 조사를 받게됐다.
가짜 세금계산서를 통해 유통과정 문란화를 꾀하고 세금을 탈루하는 스포츠 용품업체, 고급 가구업체 등 고가소비재 관련 업체 39명과 조시유학 증가 등으로 호황을 누리는 유학알선업체 등 58명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 고소득 자영자들 도대체 얼마나 빼 먹길래...=국세청은 지난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에 걸쳐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총 1989명의 고소득 자영업자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국세청 조사결과 이들로부터 1조437억원의 탈루세금이 추징됐다. 조사대상자 1인 당 5억2500만원씩 세금이 추징된 셈. 이를 역산하면 이들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고의로 빼 먹는 소득의 액수는 엄청난 규모에 달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를 받은 사업자들의 평균적인 소득탈루율이 4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어들인 소득의 절반 가까이는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뒷주머니로 넣어버린 셈이다.
국세청은 지금까지 조사한 1989명의 고소득 자영업자 중 157명에 대해서는 조세범 처벌법을 적용해 처벌한 것으로 집계됐다.
□ 국세청, "성실도 개선 안되면 계속 기획 조사할 것"=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끝으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조사는 중단할 계획이다. 다만 '일시적' 이라는 조건이 붙은 조건부 중단이다.
박인목 국세청 조사2과장은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결과 사업자 전반의 신고성실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소득탈루율이 30%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연은 잠시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고소득 자영업자들의 개선결과에 따라서) 국세청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인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불성실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집중관리시스템도 구축, 이들의 재산, 소비성향 등 세세한 것까지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 세금탈루의 여지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박 과장은 "세금을 불성실하게 신고하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국세청의 방침"이라며 "다만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 등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의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향으로 세무조사 행정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