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안이 얽혀있을 경우 때때로 '모르는 것이 약(藥)'이란 말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러나 '세금'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결코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약이 되기는커녕 '독(毒)'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 A씨의 경우가 바로 몰라서 독이 된 케이스다.
국세심판원은 14일 임대사업자 A씨가 제기한 과세불복에 대해 "청구인의 주장에 이유가 없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자신의 무지의 소치로 인해 A씨는 700여만원에 가까운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됐다.
임대사업자 A씨는 지난 2003년부터 사업자등록도 내지 않은 채 198.34㎡짜리 건물을 임대해 소득을 벌어들여 왔다. 당연히 임대소득 6000여만원을 매출누락했고 이에 따라 부담해야 할 세금을 그동안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미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하면서 A씨가 임대업을 하면서 사업자등록은커녕 세금 한 푼 안 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 동안 내지 않은 종합소득세와 가산세까지 묶어 세금고지서를 보냈다.
이에 A씨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내야할 세금은 몰라도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강변했다. A씨는 "국세청이 사업자등록이나 종소세 신고 안내를 하지 않아 납세의무가 있는지 몰랐다"며 가산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고 주장했다.
A씨의 이 같은 황당한 주장에 대해 심판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판원은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신고·납세의무를 위반한 경우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라며 "납세자의 고의 또는 과실은 고려되지 않는 것이고 법을 몰랐다고 하는 것도 정당한 이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판원은 이어 "A씨가 세금신고를 하지 않은 정당한 이유에 대한 소명도 없이 국세청이 종소세 등 자진 신고·납부를 안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금을 신고·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만 가지고 가산세를 제외해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