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회계감사 지적사항 적극 활용
예산이 남아돌아 불필요하게 보도블록을 깔고 도로를 파헤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예산낭비 형태가 사라질 전망이다.
진수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간사위원은 18일 "예산반납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 연도말 외유성 출장이나 불요불급한 장비를 구매하고 소모적 시설공사 등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며 "예산절감에 노력한 결과 불용액이 많이 발생한 기관에 대해서는 다음연도 예산삭감 등 불이익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위원은 특히 "경쟁입찰 등으로 낙찰차액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반납하지 않고 불요불급한 물품구매 등에 사용하는 예산낭비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낙찰차액을 국고에 반환하게 하는 방안과 예산편성 당시와 다른 사정이 발생해 예산수요가 없어진 경우 다른 목적에 사용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반납하게 하는 방안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이같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년간 감사원의 감사결과 8004건의 회계분야 지적사항 중 공통되고 반복적인 지적사항 200건을 집중 분석했다.
진 위원은 "감사원이 지적한 예산낭비 사례를 보니 ▲사업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소홀했거나 ▲관계부처간 협조 미흡 ▲계약·설계·시공 등 예산집행과정부터의 낭비 ▲예산잔액의 미반납 ▲국고보조금 및 출연금 관리 소홀 ▲기금의 운용·관리 소홀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 등 대략 7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며 "분석결과를 향후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가 이처럼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예산절감 가이드로 사용하게 된 것은 이명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10% 예산절감을 위해 지난번 감사원의 업무보고에서 감사원 본연의 회계감사 업무에 집중하라고 지시한 것과 무관하지 않는 맥락이다.
인수위는 특히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군산·장항 항로준설공사'를 대표적인 예산낭비사례로 지적하고 오는 20일부터 추진할 이 사업을 적극 중단시킬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으로 예정된 '군산·장항 항로준설공사'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매립하기 위해 매립지 건설비용으로 1689억원을 배정받아 놓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토사매립지로 예정된 지역이 새만금 사업예정지 인근이어서 매립지를 건설하는 것보다 토사가 필요한 새만금 사업예정지에 토사를 준다면 매립지 건설이 불필요하다는 것.
진 위원은 "새만금 사업지구에 토사를 지원하면 8439억원의 예산절감효과가 발생한다"며 "군산·장항 토사 매립지 건설사업은 관계부처의 협조미비와 근시안적인 예산집행관행 등으로 거액의 예산낭비가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진 위원은 "감사원 지적사항을 검토해 1월말까지 예산편성 지침서를 발간하고 '국가재정법' 및 '예산집행지침'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올해 예산은 이미 집행돼 있기 때문에 절감지침으로 활용하고, 내년부터는 예산편성 과정에서부터 지침으로 활용해 항구적으로 예산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