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와 금감원의 역할 분담 논란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현재 역할은?
"금융위는 감독규정과 지침을 운영하면서 감독집행을 맡는 금감원을 감시·감독하고 적절히 견제하게 된다?"
"금융정책(법령사항)과 금융감독 집행사항(하위규칙사항)을 명확히 구분해 권한과 책임의 혼선을 최소화한다?"
"직접적인 감독업무는 금감원에 대폭 위임하고, (금융위는)글로벌 금융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개발과 규제개혁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금융위원회'를 신설하고, 현재의 금융감독원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애매해 금융위와 금감원의 역할분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감독규정'의 권한이 어디로 갈 것인지가 확실치 않아 금감원의 독립성 문제와 거대해진 금융위의 '관치폐해' 목소리도 나온다.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여러 기능이 합해져 상당히 확대된 조직이다.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금감위가 합해지는 형태로 금융감독기능만 놓고 보더라도 금융감독 관련 법률 제·개정권과 감독 규정 권한 및 인허가권 등을 모두 갖게 되는 모양새다.
인수위는 "금융위가 감독 규정과 지침을 운영하면서 감독집행을 맡는 금감원을 감시·감독한다"고 발표해 정부조직인 금융위와 민간조직인 금감원의 관계를 금융위 아래에 금감원을 두는 형식을 취했다.
반면 "금융정책(법령사항)과 금융감독 집행사항(하위규칙사항)을 명확히 구분해 권한과 책임의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부분도 강조해 어찌보면 금감원에 감독 규정 등의 권한을 주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또한 "직접적인 감독업무를 금감원에 대폭 위임하겠다"는 부분은 감독 규정 등의 권한이 금감원에 위임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새로 출범할 금융위의 위원장과 금감원의 원장을 따로 선임키로 한 것에서 더욱 확대되는데, 현재 감독규정의 제·개정권은 법적으로 금감위가 갖고 있지만 금감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금감원이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분리될 경우 감독규정의 재·개정권은 금융위가 행사할 공산이 크다.
현행 금융감독기구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감위의 지시를 받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돼 있어 금감위가 금감원의 예산, 의결 안건 부의 등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다.
지금도 금감원은 금감위의 지시에 따라 직접적인 감시·감독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 늘 권한과 책임 사이의 갈등이 빚어지곤 했기 때문에 수장을 달리하는 금융위가 출범할 경우 이 같은 논란은 해결되기는 커녕 더 부각될 수 있는 것.
지금까지 금감위와 금감원은 서로 견제 및 협력하는 관계라기보다, 상하조직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겉으로는 한지붕 한가족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지붕 두가족이었던 셈.
만약 금감위의 권한이 그대로 법률 제·개정권까지 얻게 된 금융위로 넘어가게 되면 금감원의 독립성과 중립성 등의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어 인수위의 알쏭달쏭한 메시지는 외려 금감위와 금감원의 밥그릇 싸움만 부추긴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이명박 당선인이 주장하는 것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고, 시장 친화적이려면 규제 총량을 줄이는 게 핵심이지, 금융위의 정책이 금감원으로 이동돼봤자 시장은 똑같은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