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상반기에 제도를 정비한 뒤 하반기부터 시행할 굵직굵직한 정책들을 벌써부터 내 놓은데다 주택시장의 안정에 따라 추가로 규제완화책도 내 놓을 가능성이 높다.
◇ 지분형 분양주택 첫 선 = 2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하반기에 지분형 분양주택이 첫 선을 보인다. 지분형 분양주택은 실수요자가 분양대금의 51%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내집을 마련하는 제도이다.
인수위원회는 지분형 분양주택이 도입될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쉽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주택공급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분형 주택분양의 세부 모양은 갖춰지지 않았지만 골격은 잡혀 가고 있다.
대상 주택은 수도권 공공택지의 국민주택규모(전용 85㎡)이하 주택이며 공급 대상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무주택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5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실수요자는 주택에 대한 소유권외에도 임차권, 처분권 등을 갖게 된다.
투자자는 향후 주택을 팔아서 생기는 차익을 지분비율대로 나눠갖게 된다. 투자자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개인은 간접투자방식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실수요자는 전매제한을 받게 되지만 투자자는 언제든지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인수위는 6월 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한 뒤 하반기에 시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하반기에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는 광교신도시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효과가 좋을 경우 내년 9월 첫 분양이 시작되는 송파신도시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신혼부부용 주택' 공급 개시 = 결혼 3년차 이하 신혼부부나 예비신혼부부들은 하반기부터는 내집 마련이 수월해 진다. 건교부는 연간 12만가구를 '신혼부부 전용'으로 공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건교부는 신혼부부용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절차로 신혼부부전용 청약통장 신설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혼부부용 주택 첫 공급시기는 올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통장 가입 대상은 결혼 3년차 이하 신혼부부나 예비 신혼부부들로 월 납입금액은 5만-10만원선이 고려되고 있으며 통장 가입자는 첫 출산 후 1년이내에 주택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신혼부부용 청약통장 가입자중 최하위 소득계층 20%는 65㎡ 이하 복지임대주택 2만4천가구를, 차하위 소득계층 20%에는 80㎡ 이하 복지분양주택 2만4천가구를, 중상위 소득계층 60%에는 80㎡ 이하 일반주택(분양 또는 임대) 7만2천가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인수위원회와 건교부는 이미 기존의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청약저축에 가입한 사람들도 신혼부부용 청약통장 가입 조건이 될 경우 전환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청약통장에 가입할 경우 주택분양 희망시기와 희망지역, 희망주택규모 등을 적도록 하는 '맞춤형 청약제도'의 시행도 준비하고 있다.
◇ 공공택지도 민간이 개발 =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만 할 수 있었던 공공택지 개발을 하반기부터는 민간도 할 수 있게 된다.
건교부는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민간 건설업체에 공공택지 개발권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의 공공택지 개발 방식은 토지공사 등이 사전 조사를 거쳐 택지지구 지정을 제안하면 정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개발권을 제안한 기관에 주고 있다. 개발권을 가진 공공기관은 택지를 조성한 뒤 민간건설업체에 택지를 분양한다.
이 같은 택지개발 방식은 공공기관의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돼 택지조성원가가 높아지고 결국 주택의 분양가가 높아진다는 게 인수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택지지구의 개발권을 민간에도 개방하면 택지공급가격을 떨어뜨려 주택 분양가 인하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정부는 도심의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심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과 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에 이미 나섰다.
또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경우에는 작년 도입된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등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