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과 2005년, 정부는 사상 초유의 '세수부족' 사태를 경험했다. 이 같은 세수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은 정부가 애초부터 세입예산을 너무 '뻥튀기'한 부분도 있었지만 경제상황이 너무 암담했기 때문인 측면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가지고 있던 공기업 주식을 내다 팔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2006년 대반전(?)을 이끌어 낸 정부는 지난해 사상 초유의 '세수대박'을 맞았다.
2006년의 세수 2조원 초과는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무려 13조7000억원의 세수가 초과됐다고 잠정 집계했다. 1988년 국세청 소관세수가 15조838억원이었던 점에 비추면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내국세)은 139조4000억원이었다. 결과적으로 국세청은 153조1000억원의 세금을 거둬들인 셈이다.
관세청 소관 세입예산(관세)이 매년 7, 8조원 수준이고 지방세가 35조원∼40조원 정도 징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정부는 200조원에 가까운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사상 유례 없는 세수호황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다. 3대 기간세목인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지난해 상반기 예년에 비해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 또한 현금영수증 등이 정착되면서 세원도 한층 투명해져 세수호황을 바짝 끌어당겼다는 분석이다.
결국 남아도는 세수는 어디다 쓸것인지의 문제다. 당초 참여정부는 초과된 세수를 나라빚 갚는데 쓰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참여정부는 황혼의 끝자락에 서 있다. 그리고 '감세'를 표방한 새 정부가 곧 들어선다.
물론 나라빚 갚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다. 최근 고유가 등으로 서민경제가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 더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남아도는 세수를 유류세 인하 등 감세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제'로 여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